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와 정부 수반 차원의 정기적인 협의를 하기로 합의했다.양국 정상은 또 남·북한과 러시아·중국·미국·일본이 참가하는 동북아시아 다자안보협력 대화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문제는 직접 당사자인 남·북한이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유의하고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남북대화 재개가 필요함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측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려는 한국정부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공고하게 할 남·북한간 접촉과 생산적 대화를 촉진하려는 김대중 정부의 정책에 지지를 표명한다』고 공동성명에 적시했다.
공동성명에서는 또 양측이 한반도 비핵화를 확보하는 과정을 지지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92년 공동선언과 94년 제네바 합의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무역·투자·에너지와 천연자원·제조업과 공업·중소기업·과학과 기술·전기통신·어업·해운·환경보호·지역협력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 양국은 무역 및 경제협력에서의 차별을 방지하고 구상무역 등 무역과 투자를 확대해나가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 부문에서의 협력을 위한 기구로 「실무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金대통령은 러시아가 세계무역기구(WTO) 및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가입하는 데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金대통령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옐친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고 옐친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모스크바=김준수 기자 J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