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금융기관 대출과 외상구매액 등을 합친가계빚 총액이 마침내 500조원을 돌파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6월말보다 12조1천836억원 증가한 506조1천683억원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회사 및 할부금융회사 등을 통한 외상구매(판매신용)로 구성된다.
가계신용 잔액은 1997년 3.4분기 200조원을 돌파한 후 2001년 3.4분기 300조원을 넘기까지 4년이 걸렸으나 이후 신용카드 남발에 따른 거품으로 1년만인 2002년 3.4분기 400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400조원 돌파 이후 내수부진속에 500조원을 넘어서는데는 3년이 걸렸다.
9월말 가계신용 잔액을 전국 가구수로 나눌 경우 가구당 빚은 3천257만원이 된다.
가계신용 가운데 가계대출 잔액은 480조6천503억원으로 전분기말에 비해 11조9천722억원 증가했으나 2.4분기 증가액 15조5천671억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신용카드회사와 할부금융회사 등의 외상구매 잔액은 25조5천180억원으로 3.4분기 2천114억원이 증가, 역시 전분기 증가액 6천985억원을 밑돌았다.
이러한 가계신용 증가세의 둔화는 2.4분기 부동산시장의 과열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급증세가 3.4분기에는 상당부분 진정된데다 추석을 앞두고 이뤄진 일시불 신용카드 사용액이 9월말 이전에 대부분 결제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금융통계팀의 정유성 차장은 "약간의 거품이 있었던 2.4분기에 비해 3.4분기의 가계신용 증가폭이 둔화되기는 했으나 전반적인 증가세는 꾸준히 유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가계대출 잔액의 금융기관별 비중을 살펴보면 예금은행이 62.3%로 전분기말보다 0.3%포인트 높아진 반면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기관의 비중은 5.0%에서 4.7%로 떨어졌다.
가계대출 담보형태별 비중에서는 주택담보가 54.3%로 전분기말 대비 0.7%포인트상승한 반면 신용.보증은 43.8%로 0.7%포인트 하락했다.
만기별(신규취급분 기준)로는 모기지론 취급의 영향으로 10년 이상의 장기대출비중이 44.7%에서 47.2%로 높아졌고 1년미만의 단기대출도 18.5%에서 19.5%로 높아진 반면 2년이상 5년미만의 중기대출은 25.5%에서 21.6%로 떨어졌다.
신용카드회사의 판매신용은 2.4분기 3천747억원 증가했으나 3.4분기에는 941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할부금융사의 판매신용 증가 폭은 2천252억원에서 3천724억원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