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情 경영'에 불황도 비켜가요"

순천 파인힐스CC, 회원·주민과 함께한 송년행사 눈길

▲ 전남 순천의 파인힐스CC 직원과 가족으로 구성된 팀이 22일 열린 송년행사 장기자랑 순서에서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검은 천 배경을 이용한 코믹 매트릭스 탁구쇼에 웃음이 터졌다. 예약실과 프런트 여직원들이 인기그룹 원더걸스로 분해 '노바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회원들이 포함된 퍼포먼스 때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22일 밤 전남 순천의 파인힐스CC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송년행사는 직원과 회원, 지역주민 등이 어우러진 한바탕 잔치였다. 앞서 이날 낮에 열린 친선골프대회에서는 회원과 골프장 직원이 역할을 바꿔 맡는 이른바 '역지사지(易地思之) 라운드'도 가졌다. 이 골프장은 2004년 개장 후 매년 이처럼 다른 골프장이나 기업에서는 보기 드문 송년행사를 열어왔다. 주어진 업무도 힘겨운데 직원들에게 행사를 강요(?)하는 이유가 뭘까. 행사를 직접 기획한 김헌수(59) 파인힐스CC 사장은 "하루 공연하려고 한 달 이상 준비하는 게 아니다"라며 "준비 기간 동안 조별로 짬짬이 연습도 하고 대화도 나누면 어느새 하나가 된다. 이런 팀워크에서 고객 감동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정(情)의 경영'이다. 골프장의 슬로건도 '인정 많은 사람들, 기분 좋은 골프장'이다. 정이 넘치려면 직원들 사이부터 정겨워야 한다는 지론. 이곳에선 직원 대신 '구성원', 캐디 또는 도우미 대신 '진행원'이라는 말을 쓴다. 맡은 일과 상관없이 한 가족이라는 의미에서다. 진행원과 프런트, 식당 등 업무를 순환시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때문일까. 인근에 다른 골프장이 잇달아 들어섰고 경제 한파가 닥쳤지만 올해 5% 이상의 이용객 증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김 사장은 "올 때마다 정겹고 새로운 느낌을 드리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애쓴 결과로 생각한다"면서 "횟집은 많이 모여 있어야 장사가 잘 되는 법"이라며 골프장 증가는 파이를 키우고 더 발전할 수 있는 약으로 해석했다. 김 사장은 안양베네스트, 경기, 서원밸리 골프장을 거치며 그린콘서트, 진행 보상제 등 이제는 보편화 돼 있는 서비스 상품을 개발한 '골프장 서비스 창시자' 격인 전문 경영인이다. "지방 골프장도 서비스 차별화와 코스 관리에 신경을 쓰면 고객을 감동시키는 명문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그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찾고싶은 골프장, 인정미 넘치는 골프장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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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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