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주도 석유시장 격변 올수도] 술레이만·엘바라데이 주목

이집트 차기정부 이끌 잠재 후보는<br>술레이만- 친미 성향 무바라크 최측근 "舊정권인물" 여론 극복 숙제<br>엘바라데이-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기수 국내 활동경력 적은게 약점

오마르 술레이만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퇴진요구를 거부했지만 정권의 운명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면서 차기 정부를 맡을 수 있는 잠재적 인물들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로서는 무바라크 정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큰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기수로 꼽히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가장 주목 받고 있다. 오는 9월 대선이 예정돼 있지만 그 이전에도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이 경우 오랫동안 야당세력의 구심점인 회교원리주의 계열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영향력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29일 내각을 쇄신하면서 부통령직을 신설해 정보국 수장인 술레이만을 임명했다. 무바라크는 지난 1981년 안와르 엘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당했을 때 당시 부통령 신분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했지만 이후 부통령직을 아예 없애버렸다. 이 때문에 이번에 부통령직을 부활시켜 자신의 최측근을 임명한 것은 현 체제의 연속성을 이어가면서 자신의 안정적인 퇴진도 보장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바라크와 마찬가지로 친미ㆍ친이스라엘 성향의 술레이만 부통령은 그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실무 차원의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정보국 수장으로서 이슬람 테러단체에 대한 각종 정보를 바탕으로 미국 등 서방과 협력관계를 구축했으며 실제 국내에서는 이슬람 테러단체를 와해시키는 데 공을 세웠다. 그러나 술레이만의 부상은 현 독재정권의 완전한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국민을 무시한 처사로 읽히는 만큼 국민적 공분만 더 살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술레이만의 친구인 마무드 쇼크리 전 시리아 대사는 "그가 앞으로 (무바라크로부터) 어떤 역할을 요구 받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는 흔들리는 정권의 일부분으로만 여겨질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민주화 진영에서는 엘바라데이가 현 정권의 대항마로 주목 받고 있다. 이집트에서 대규모 정권퇴진 운동이 일자 27일 급거 귀국한 그는 IAEA 사무총장으로서의 공로로 2005년 노벨평화상을 받는 등 국외에서 무게감이 크다. 그는 2009년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후 30년 가까이 지속된 비상계엄범의 폐지와 대통령 3선 연임 제한 등을 내걸며 이집트 민주화 운동에 힘을 쏟았다. 그는 "선거가 민주적으로 치러지는 것을 전제로 대선에 나가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9월의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엘바라데이는 국외에 비해 국내에서의 활동경력은 미미한 편이어서 일반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으로 남는다. 서구언론은 그의 귀환으로 이집트 사태가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그는 28일 정부에 의해 가택연금을 당하면서 이번 시위에서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친서방 성향의 그가 이슬람과 거리를 두는 점은 미국 등 서구의 지지는 받겠지만 국내에서의 영향력 확대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이집트 최대 야권세력은 수십년간 반정부 투쟁을 이어온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인 '무슬림 형제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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