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말기암 환자도 치료"

'항암 면역치료기술' 국내연구진이 개발



“말기암 환자도 치료할 수 있다” 암 치료를 위해 지금까지 써왔던 수술이나 항암제 투여, 방사선 치료 등의 방법 대신 면역세포를 인체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암 세포를 제거하는 ‘항암 면역세포 치료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최인표 박사팀은 몸 안의 암 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자연살해(NKㆍNatural Killer)’ 세포의 분화와 활성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이용해 암 등 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22일 밝혔다. NK세포는 암 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공격해 파괴하는 면역세포로 B세포나 T세포 같은 다른 면역세포 기능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환자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NK세포 분화유전자인 ‘VDUP1’ 유전자를 이용, NK세포로 분화ㆍ활성화시켜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암 등 난치병의 면역학적 치료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면역거부 반응이 거의 없어 기존 치료법으로 불가능했던 말기 암 환자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연구성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지난 2000년 VDUP1을 발견하고 이 유전자가 면역세포에서 많이 발현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VDUP1은 성체줄기 세포로부터 NK세포의 분화와 활성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로 항암작용을 하는 비타민D3에 의해 발현이 늘어나며 세포의 산화ㆍ환원반응을 조절하고 암 세포의 분열을 억제해 사멸을 유도한다. 연구팀은 동물 모델실험으로 VDUP1가 없는 형질전환 생쥐를 만들어 소장을 관찰한 결과 NK세포의 숫자와 활성이 70% 가량 감소, 항암 기능이 크게 낮아지고 암 세포가 이상 증식한 것을 확인했다. 최 박사는 “동물실험을 완료하고 3∼5년 후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 기술을 암 등 면역세포와 관련된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셀(CELL)’의 자매지로 면역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 저널인 ‘이뮤니티(Immunity)’ 온라인판에 이날자로 실렸다.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