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맥크리어리 전 미국 국방부 전략분석가는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이는 함정처럼 보인다”면서 “사소한 문제에 대해 꼬투리를 잡으면서 크게 화를 내는 것은 애초부터 지킬 생각이 없었던 약속을 피하는 북한의 진부한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맥크리어리는 특히 북한의 대화 제의는 지난 주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달래기’를 위한 임시방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북한이 남북당국회담에 대해 합의는 했지만 미ㆍ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는 이 합의를 하루라도 더 지킬 의사가 없음을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정말 현금이 필요하다면 (수석대표의 격을 둘러싼) 문제는 곧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조만간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에게 잘 보이기 위한 제스처였음이 확실해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맥크리어리는 “북한은 이미 남북의 장관급이 당국회담의 수석대표가 될 것이라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면서 “약속을 파기한 것은 분명히 북한 쪽”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남북의 정부체제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회담 무산에는 남측도 잘못이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우리 정부가 진정으로 북한과 대화를 통해 현안들을 풀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북측 단장의 격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도 통일부 장관이 당국회담에 나서서 북한을 설득하는 아량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