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제가 중국 관광객이 뿌리는 돈으로 회생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올 초 사스(SARS) 파동으로 침체에 빠졌던 홍콩 경제에 중국 자금이 구원투수로 등장한 셈이다.
중국 정부는 7월28일부터 광둥(廣東)성 일부 도시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개인의 홍콩 자유관광을 1일부터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로 확대했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관광만 허용했던 기존의 정책이 바뀌면서 홍콩으로 향하는 중국인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홍콩 당국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홍콩여행을 원하는 응답자는 각각 70%와 37%에 달했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4~7일간 홍콩에 머물겠다고 밝혔으며, 이중 57%는 홍콩에서 7,000위안(110만원)을 쓰겠다고 말했다.
홍콩 재계는 중국의 개인여행 자유화로 각종 소매점과 호텔 등 여행업계가 가장 큰 재미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홍콩의 이 달 호텔 숙박료는 지난달에 비해 50%가 뛰어 올랐다.
홍콩에서 중국인의 소비는 지난달 중국 정부가 출국자의 외화 소지 한도를 2,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높임에 따라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출국자의 위안화 소지 한도도 6,000위안에서 최고 5만 위안으로 확대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홍콩 태양보가가 31일 보도했다.
개인여행 자유화와 외화소지 한도 확대는 7월 체결된 중국_홍콩 자유무역지대 협정과 더불어 홍콩 경제 부흥에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홍콩 당국은 이러한 호재를 감안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5%에서 2%로 상향 조정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