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소득이 늘었지만 무역수지 적자의 폭을 메우지 못해 결국 지난 1월 경상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 23개월 만이다. 한은은 2월 경상수지는 흑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이 역시 장담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28일 한은이 발표한 '2012년 1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는 7억7,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투자소득(배당ㆍ이자)이 12억1,000만달러의 흑자로 분전했지만 상품수지(14억1,000만 달러 적자)나 서비스수지, 이전소득수지 등의 적자를 메우지는 못했다. 경상수지 적자는 2010년 2월(5억5000만 달러) 이후 처음이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데는 무엇보다도 수출 감소가 컸다. 통관 기준의 1월 수출은 413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줄었다.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로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09년 10월(-8.5%)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유럽연합(EU)(-19.9%→-37.9%)으로의 수출감소세가 뚜렷했고 일본(39.2%→13.9%), 동남아(16%→3%), 중동(8%→3.1%), 중국(5.6%→-2.3%), 미국(5.7%→-0.3%), 중남미(16.1%→-22.9%)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출은 둔화되거나 줄었다.
한은은 2월의 경우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재룡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자동차ㆍ철강 수출이 상당히 호조를 보이고 있고 영업일수 측면에서 음력설이 있었던 1월에 비해 2월이 유리하다"면서 "2월에는 1월의 적자폭을 충분히 보전할 만큼의 경상수지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어 경상수지의 전망은 예상보다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양 부장은 "유가가 오르면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곤 하지만 우리나라가 석유제품을 수출도 하고 있기 때문에 꼭 나쁜 영향만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제유가의 상승폭이 예상을 뛰어 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초 배럴당 109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27일(현지시간) 122.6달러에 마감하며 한 달 동안 무려 13.4달러(13%)나 올랐다. 유가 급등세가 가팔라지면서 경상수지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모건스탠리는 "국제유가가 10달러 오르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의 0.8%씩 감소할 것"이라며 "올해 흑자규모 전망치(GDP의 3%)를 감안하면 국제유가가 현재보다 40달러 오를 경우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