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정크본드 시장 육성하자

지난 11월 하순 이후 채권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금리 급등의 원인과 배경이야 어떻든 금리가 오르면 중소기업은 직격탄을 맞는다. 중소기업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BIS의 직접적인 영향권에도 들어간다. 산업은행이 최근 조사한 경기전망에서 “중소제조업의 자금사정이 내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채권시장은 은행대출ㆍ주식시장과 함께 기업 자금조달의 한 축이다. 기술이 있어도 담보가 부족한 혁신형 중소기업에 회사채 발행은 중요한 자금조달 수단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투기등급, 정크본드인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다. 외환위기 직후 채권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산업은행이 만기도래 회사채의 80%를 인수해주는 ‘회사채신속인수제도’를 시행하자 정크본드 발행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2003년의 경우 발행된 회사채의 8.3%인 1조6,000억원이 정크본드였다. 그 후 정크본드 발행이 계속 줄어 올 상반기에는 총 발행액의 2.5%인 3,000억원 규모로 감소했다. 미국의 14%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중소기업이 필요한 돈을 제때 조달할 수 있도록 정크본드 시장을 육성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회사채 발행기업과 투자자 모두에 유인을 줘야 한다. 중소기업에는 발행비용 부담을 줄이고 공시서류를 간단하게 하는 등 진입장벽을 낮춰 직접금융시장의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투자자에게는 채권관리전문회사제도 등 투자자 보호대책을 마련해주고, 금융기관이 보유한 중소기업 부도율과 부도기업 채권회수율 등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국채나 채권전문딜러와 비슷한 공인된 정크본드 기관투자가 제도를 도입, 이들에 세제혜택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정크본드 시장 활성화는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해 줄 혁신중소기업에 새로운 자금줄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을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최근 산업은행이 저등급 회사채(BBB~BB)를 대상으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발행한 것도 이들 기업에 자금지원과 함께 정크본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시도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