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상황은 은행들이 자동 연장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최초 대출 받을 때의 소득이나 신용도 등을 그대로 적용해 대출을 연장하기 때문이다. 금리인하 가능성 자체를 은행들이 사전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셈이다. 대신 대출자가 소득변화, 승진, 자격증 취득 등 별도의 서류를 제출만 하면 은행은 최대 1%포인트가량 금리를 깎아주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용대출 만기 연장을 원하는 고객이 '신용대출 자동 만기연장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영업점을 방문해 대출을 연장하는 고객보다 금리가 0.5~1%포인트가량 높았다. 신용대출은 최초 대출일로부터 최장 5년 동안 1년 단위로 자동 만기연장 서비스를 통해 대출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중간에 직장을 옮기거나 신용등급이 급격히 하락한 일부를 제외하고 은행에서 가계신용대출을 이용하는 80~90% 고객들은 영업점 방문 없이 전화 한 통으로 만기연장이 가능한 자동 만기연장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 만기연장 서비스는 심각한 맹점이 있다. 연장 서비스는 소득증빙자료로 이용되는 원천징수영수증이나 별도 증빙서류 없이 대출을 연장할 수 있다. 대신 고객이 최초 대출을 받았던 시점에 제출했던 소득자료에 기반해 금리가 책정된다. 당연히 고객의 임금 상승분이나 자산 증가분이 반영되지 않는다.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소득은 도리어 감소할 수 있다. 4~5년 전의 소득자료를 가지고 현재의 금리가 책정되기도 한다.
문제는 은행들이 이러한 자동 만기연장의 모순을 일종의 '서비스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자동 만기연장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개들은 영업점을 방문하는 번거로움 대신 편의성을 택한 만큼 (영업점 방문 고객보다) 높은 금리가 책정되는 게 당연한 이치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