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동부증권 투자설명회 개최

매주 금요일 대우증권 직원들은 대학생으로 변신한다. 근속연수 15년이 넘은 부장은 검은색 정장 대신 남방과 면바지를 입고 회사로 출근하고 여직원들은 밝고 화려한 원색의 원피스로 한껏 멋을 부린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공무원도 부럽지 않다. 오후 5시 종이 울리면 그야 말로 ‘칼 퇴근’이다. 임기영 사장이 지난 2009년 대우증권 사령탑을 맡은 이후 대우증권에서 불고 있는 새로운 바람이다. 임 대표는 뱅커스트러스트와 살로몬브러더스 등 외국계 회사에서 오래 근무한 덕에 ‘증권계의 실용주의자’로 통한다. 그는 대우증권 사장에 취임한 뒤 부산, 대구 등 전국 지역본부를 돌며 사장과의 대화를 실시했고 직원들의 불만을 현장에서 시정토록 했다. 직원들이 5일 이상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회사에서 강제하는 휴가 의무사용제가 이 때 시행됐고, 복장도 자유화됐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직원들이 정시에 퇴근해 가족들과 함께 주말을 보내도록 하는 ‘패밀리 데이’도 시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강해졌다. 임 대표는 스킨십 경영을 통한 화합을 으뜸 덕목으로 여긴다. 임 대표는 평소 임직원들에게 손자병법에 나오는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利) 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를 강조한다. 하늘이 내려 준 시간은 지형의 유리함만 못하고, 지형의 유리함은 사람의 화합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임 대표가 2년 간 대우증권에서 쌓아 올린 업적도 직원들의 팀워크가 뒷받침된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지난 2007년부터 세계금융위기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며 침체기를 겪었다. 3월 결산법인인 대우증권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 4,461억원을 기점으로 2008년 3,367억원, 2009년 1,805억원으로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2009년 6월 대우증권의 조정타를 잡은 임기영 대표는 자신의 장기인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해 2010년 재무제표를 ‘A+’ 성적표로 만들어 놓았다. 2010년 영업이익은 증권업계 최고인 4,120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0% 이상 늘어난 3,191억원에 달했다. 임 대표는 불필요한 조직을 줄였고 팀 체제를 강화해 협력 문화를 구축했다. 우리금융지주 매각주간사 선정, LG이노텍 유상증자, 대한생명 기업공개(IPO) 등 IB부문의 굵직한 성과도 직원들의 팀워크에 기반해 달성했다. 임 대표는 업계 라이벌인 박준현 삼성증권 대표와 어릴 적부터 친한 사이다. 임 대표와 박 대표는 중ㆍ고등학교 동창으로 학창 시절부터 전교 1ㆍ2등을 다투던 라이벌이었다. 임 대표는 1970년대 후반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MBA를 밟은 뒤 1981년 한국장기신용은행에 입사하며 금융전문가의 첫 발을 내디뎠다. 1997년 한누리살로몬증권 공동 대표로 재직했던 임 대표는 당시 삼성생명 전략기획실 이사로 근무했던 박 대표의 제안으로 삼성그룹 식구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임 대표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년간 삼성증권 IB사업부문 상무, 본부장(전무)을 맡으며 국내 최고의 IB전문가 길을 걸었다. 임 대표보다 1년 앞선 2008년 삼성증권 CEO를 맡은 박대표는 사석에서도 늘 “임 사장은 친구라서가 아니라 국내 증권업계의 손꼽히는 실력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걸로 알려졌다. IB업무가 오랜 시간 인내심을 요구하는 장기적인 비즈니스인 만큼 임 대표는 치밀하고 참을성이 많은 성격이다. 이웃집 아저씨같이 편안하고 따스한 인상이지만 자신에게만은 철저하다. 임 대표는 ‘남에게는 관대하되 나에게는 철저하라’는 원칙을 생활속에서 실천하고 있다.

관련기사



강동효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