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름값 못하는 ‘방학 이사철’

`요즘 방학 이사철 맞아? ` 최근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성수기인 초ㆍ중ㆍ고교 방학기간에도 불구하고 매매 및 전세시장에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세계약이 만료돼 이사수요가 늘어나는 짝수해 이지만 서울 강남을 제외하고 방학 이사철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 같이 방학 이사철이 실종된 이유는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을 예상, 평형을 늘려 매입하려는 매매수요도 없는 데다 전세입자들도 불경기 등으로 인해 이사를 꺼리고 재계약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요가 없다 보니 자연히 매매 및 전세가격이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매물은 풍부하다는 게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매매가 변동은 이제 이사철과 무관=지난해부터 1~3월 및 7~8월 방학 이사철에 매매가격이 오르고 그외 비수기에는 안정세를 보이는 `전통적인 아파트 가격 주기`는 깨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는 정상적인 주택수요와 공급 대신 부동산 투기와 이를 잡으려는 정부 대책이 2002년 말부터 아파트 시장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주택지수에 따르면 2002년 9ㆍ4대책으로 인해 2003년 1월은 오히려 주택지수가 0.1%떨어졌으며 5ㆍ23대책으로 7~8월에는 0.2~0.3% 상승했다. 2001~2002년 7~8월 상승률은 1~1.9%에 달했었다. 또한 10ㆍ29대책으로 주택가격이 이달 중순까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목동 삼성공인 이연홍 사장은 “자녀들의 성장과 교육을 감안해 평형을 늘리려는 실수요자들도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지켜보며 매입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도 안 움직인다=올해는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가구가 많은 짝수해임에도 전세 이사수요도 드물다. IMF 이후 일반 및 주상복합 아파트 공급물량이 풍부한데다 기존 전세계약자들도 경기불황 등을 이유로 이사를 꺼리기 때문이다. 방학이 시작됐는데도 전세수요가 없다 보니 집주인이 500만~1,000만원가량을 세입자에게 내주고 재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많다. 양천구, 광진구 등 학군 이사수요가 풍부한 지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양천구 목동 9단지 17평형 한 아파트는 재작년 1억9,000만원에 계약했었으나 올해 시세에 맞춰 세입자는 2,000만원을 돌려받고 재계약을 체결했다. 다른 평형도 재계약 체결시 동결 또는 최고 3,000만원까지 낮춰서 재계약을 한다는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광진구 광장동 일대 아파트 역시 전세입자를 구하기 힘들자 500만~1,000만원 가량 낮춰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노원구 삼성공인 이대석 사장은 “경기불황으로 전세입자들이 이사를 꺼리는 데다 집주인들도 세입자를 찾기 어려워 재계약이 이뤄지는 등 방학 이사철을 실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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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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