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4일(현지시간) 올해 미 경제성장률이 3.1%를 기록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미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면서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단행이 예상된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미 정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2015회계연도(올해 10월∼내년 9월) 정부 예산 요구안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1%로 예상했다. 이 전망대로라면 미 성장률은 지난 2005년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2006년 이후 평균 성장률이 1.3%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미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셈이다. 실업률은 올해 평균 6.9%, 내년 6.4%로 전망했고 물가 상승률은 각각 1.6%, 2.0%로 제시했다.
미 의회예산국(CBO)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올해 성장률이 각각 3.1%, 2.8~3.2%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이슨 퍼먼 백악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성장률 수치는 석달 전에 만든 것"이라며 "최근 기업고용·주택경기 등이 살아나고 있어 실제 성장률은 더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 전역에 몰아닥친 혹한과 한파에도 3일 발표된 1월 소비 및 건설 지출, 2월 미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예상 밖의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백악관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백악관은 지난해 초에도 2003년 성장률을 3.0%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9%에 그쳤다. 연준도 2.3~3.0%를 제시했지만 전망이 크게 빗나갔다. BPN파리바의 옐레나 슐랴트예바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 혹한 등의 여파로 올해 미국 성장률이 2.5%에 그칠 것"이라고 일축했다. 현재 월가의 평균 예상치는 2.9%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총 3조9,000억달러 규모의 2015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경기부양을 위한 고용·교육·직업훈련 등의 프로그램에 5,600억달러를 추가로 지출하되 부유층 증세, 건강보험 지급 감축, 이민법 개혁 등을 통해 세수입을 1조달러가량 늘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한마디로 중산층과 빈곤층의 세 부담은 줄이되 연소득 100만달러 이상 부유층의 증세율은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화당이 장기 재정건전성 확보에 미흡하고 증세조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벼르고 있어 원안으로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