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시 단기차입 1兆·기금전용 7,000억 싸고 공방


지방자치단체 재정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단기자금 차입과 재정투융자기금 전용을 놓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의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시금고가 파탄 지경에 이르렀고 기금을 불법 전용하기까지 했다”는 시의회의 의혹 제기에 대해 시는 “경기불황에 따른 재정조기집행으로 일시 자금을 빌려 썼고 기금 전용도 법적 문제가 없다”며 반격에 나섰다.


김명수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등 민주당 시의원들은 2일 중구 태평로 본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의 재정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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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서울시가 시금고인 우리은행으로부터 단기로 빌려 쓴 자금의 잔액은 1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서울시의 시금고 운영 이자수입은 179억원으로 전년(2008년)의 1,550억원보다 1,371억원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이자지출은 59억8,700만원에 달해 순이자수입은 120억원에 불과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져 6월말까지 이자 수입 45억원, 이자지출 29억원으로 순이자수입은 16억원에 그쳤다. 김 위원장은 “1년 예산만 21조에 달하는 서울시의 이자수입이 100억원 대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면 이는 재정운용이 파탄직전에 이르렀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서울시가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투융자기금 7,000억원을 일반회계로 불법 전용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7대 시의회 임기 마지막 날인 6월30일 재정투융자기금을 일반회계로 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한 뒤 이 조례의 효력 발생일인 7월15일 이전에 기금을 일반회계로 돌렸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SH공사에 상환기일이 도래하지 않은 재정투융자기금 융자액 3,000억원을 갚도록 했으며, SH공사는 융기기금 상환액을 포함한 부채를 갚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만 1조4,000억원의 단기어음을 발행하는 등 ‘빚 돌려막기’를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2008년말 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에 재정을 조기투입하다 보니 일시적 자금부족 현상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재정투융자기금 불법 전용에 대해서는 “기금 7,000억원을 일반회계로 전용해 사용한 것은 6월말 통과된 조례가 아닌 지방재정법에 따른 것으로 법적 문제가 없다”며 “재정을 조기 집행하는 과정에서 재원이 부족할 경우 이자비용이 적은 투융자기금을 일시 전용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오는 9월까지 일시차입금 1조원과 일시 전용한 재정투융자기금 7,000억원을 모두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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