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공무원연금 개혁 흔들려선 안된다

정창률 단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현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을 일련의 개혁정책을 위한 시발점으로 삼아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한편으로는 하나의 크지 않은 직역연금을 개혁하는 데 이렇게 공무원의 반발을 사면서까지 여론몰이가 필요한가라고 생각하면서도 공무원 이해당사자들의 강한 저항을 보면 부분적으로 수긍이 가기도 했다. 어쨌든 간에 공무원연금개혁 논의는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고 대략적으로 어떤 개혁안이 최종적으로 제시될지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여론 소홀에 적당주의 합의·왜곡 우려

그런데 최근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정치 이슈로 인해 이러한 개혁논의가 원만하게 마무리될지 우려된다. 사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비판이 필수적인데 최근 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가 가동 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이슈들로 인해서 전혀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공무원연금개혁이 지나치게 정치 쟁점화하고 합리적 대안 마련이 아닌 감정적 접근이 일어나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는 경우 다시 한 번 개혁이 실패하지나 않을지 우려되는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우려는 국민들의 관심이 낮아진 상태에서 성과를 드러내기 위해 '합의를 위한 합의'가 일어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최근 여당과 야당, 정부의 논의를 보면 각 정파의 안이 유사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인상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합의가 유력한 안들이 과연 공무원연금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제도적·재정적으로 올바른 방향인지에 대한 것이어야 하는데 별로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현재 유력한 안은 보험료율은 크게 올리면서 급여는 장기적으로 10∼15% 정도 줄이겠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보험료 인상을 핵심으로 해 재정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재정 문제를 세금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점에서 재정개선 효과는 미미하다 할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 대안들이 공무원연금 본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할 수 있는 안에 집착하게 된다면 또 하나의 실패한 개혁으로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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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우려되는 것은 국민들의 관심이 낮아지는 경우 관료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개혁을 왜곡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지난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 때에도 10년 이상의 재직자는 개혁에서 제외하는 규정을 교묘하게 삽입한 제도 왜곡이 일어났다.

공무원 내 형평성 등 철저히 살펴야

이러한 왜곡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관심 있게 모니터링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태에서는 감히 또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해서 국민들의 관심이 낮아지는 경우에는 과거의 사례가 다시 반복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연금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혁의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무리하게 국민연금과의 제도 통합을 시도하려 하기보다는 재정개선, 급여적절성, 공무원 직역 내 형평성 등을 목표로 삼아서 개혁안이 목표에 부합하는지를 부단히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 역시 개혁 성공에 필수적이다. 정부의 여론몰이가 지나친 면은 있었으나 공무원노조의 저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에는 분명 국민들의 연금개혁에 대한 지지가 밑바탕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무원연금개혁 성공은 결국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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