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내달부터 외환거래 규제를 완화하기로 결정해 1994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위앤화 환율제도 자유화를 위한 중대한 첫발을 내디뎠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24일 최근 금융 기관들에 시달한 공문에서 외환 딜러들은 다음달부터 특정 외화를 같은 날 사고 팔 수 있으며, 하루 매매 금액도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 승인을 받은 은행에 공식 등록된 외환 딜러들은 외화를 사거나 파는 것 중 하나만 할 수 있었으며, 하루 안에 사고 파는 것은 할 수 없고 매매 금액도 제한돼 있었다.
외환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최근 비등하는 국제사회의 위앤화 평가절상 압력과 연관된 의미있는 조치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후비량 중국 사회과학원 수석 경제학자는 이날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내년에 위앤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고 빠르면 오는 2008년께 위앤화 변동환율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내년에 환율 변동폭을 0.3%포인트 확대하고 다음해인 2005년에 추가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서방 선진 7개국(G7)의 유연한 환율제도 도입 촉구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방문중인 리자오싱 중국 외무부장은 이날 중국은 기존 환율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 장기적으로 변동환율제 도입을 추진하되 당장은 고정환율제를 변경할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진런칭 재정부장 역시 2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위앤화 환율정책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정구영기자,베이징=고진갑 특파원 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