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정책감사 범위가 끝없이 확대되자 피감사기관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올들어 감사원이 돋보기를 꺼낸 사안은 공적자금ㆍ카드부실 같은 경제문제부터 의문사위원회와 국방부간 갈등, 서울시내 교통체제 혼란에까지 이른다. 거의 전방위적이다. 이는 정책의 실패와 책임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감사원에 대한 반격도 만만찮다.
우선 전문성의 문제다. 경제ㆍ금융 분야 정책의 경우 시행배경과 당시 상황 등 따져봐야 할 상황이 한둘이 아닌데다 명확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내용들이 아니라는 것. 자칫 정책 시행배경이나 과정보다는 시간이 지난 후 결과만을 놓고 단순평가한다는 비판이 일 수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정책감사에는 전문적인 지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상황변수 등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며 “시간이 지난 뒤 결과만을 놓고 평가하는 것은 정책감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책임소재 논란도 이어진다. 지난 97년 환란사태의 경우에도 이를 정책적으로 책임지우는 것은 무리라는 법적 판결이 있었다. 그만큼 정부정책의 실패 여부를 놓고 누가, 어느 정도 선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는 합의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항변이다.
피감사기관들의 불만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자산관리공사가 감사원의 공적자금 특별감사 결과에 대해 이례적으로 재심을 청구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성향이 깊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잦은 감사와 신뢰성ㆍ전문성이 결여된 감사결과가 정책감사에 대한 불신과 몸조심으로 이어져 결국 정책을 실행하려는 의욕을 꺾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