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줄리 김의 뉴욕통신] UN 울린 65세 청춘합창단

줄리 김 뉴욕 맨해튼 컨설팅사 Do Dream Inc. 매니저(교육파트 총괄)

'세계 노인학대 인식 제고의 날'인 지난 15일 뉴욕 맨해튼의 유엔(UN) 본부 경제사회이사회장. 한국의 평균 65세 노인들로 구성된 청춘합창단의 감동적인 합창이 회의장에 울려 퍼졌다. 유엔 창설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분단 70년을 알리고 6·15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에 맞춰 공연이 성사됐다.


이들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마이웨이' 등 외국가요 뿐만 아니라 '그리운 금강산', '아리랑' 등 우리나라 노래도 불렀다.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오준 유엔대표부 대사를 비롯해 각국 외교단과 노인 관련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는데, 감동과 여운을 남긴 무대였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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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은 노인 보건과 인권을 제고하고, 노인 학대 방지 규범, 정책 수립 및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유엔이 제정했다. 이런 뜻 깊은 날에 56~80세 어르신 50명으로 구성된 시니어 합창단이 유엔에서 공연을 한 것을 매우 뜻이 깊다. '남자의 자격'이란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청춘합창단은 이미 국내 기업이나 정부기관 등에서 30여 차례의 공연을 펼친 경력이 있다. 오준 유엔 대사는 "노인을 차별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차별하는 것" 이라며 노인에 대한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공연은 노인들이라고 즐길 수 없고 힘이 없다는 편견을 확실히 깨주는 공연이였다. 앤 버지트 알브렉트선 유엔인구기금(UNFPA) 부총재는 금융사기, 육체적 차별 등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는 노인학대를 근절 하자고 말했다. 공연 중, 청춘합창단의 깜짝 생일 축가는 지난 13일 71세 생일을 맞은 반기문 총장을 위해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이 성사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유엔 공연을 위한 많은 비용은 기업들의 후원과 국민참여 소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마련했다. 유엔 본부측에서는 청춘합창단이 초반에 통일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청춘합창단은 통일에 대한 의미와 평화를 세계인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생각으로 '그리운 금강산' 등을 불렀다.

한국 합창단 최초의 이번 유엔 공연은 이미 각국 전 세계로 울려퍼진듯 하다. 뉴욕이 다문화 도시이지만 아직 한국이 어떤나라인지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 행사에 참여한 교민은 "정말 감동적인 무대였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한국의 국격을 높이고 노년의 청춘을 보여준 청춘합창단에 찬사를 보낸다. 세대와 국가 간의 벽을 훌쩍 뛰어넘어 통합과 소통의 가치를 보여준 무대이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청춘합창단의 열정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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