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브라질] 여전히 혼미

「진정이냐, 혼란의 확산이냐」브라질 외환위기가 중대 기로에 접어들고 있다. 계속되는 레알화 폭락을 막기 위해 브라질 금융당국이 추가로 외환거래 자유화 조치를 발표, 신뢰도 회복에 사활을 걸었고 국제통화기금(IMF)의 브라질 위기관리팀이 현지에 도착, 고강도 처방전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미국의 더프 앤 펠프스(DCR)사는 이날 브라질의 디폴트 가능성을 제기, 브라질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케 하고 있다. 이날 브라질 중앙은행이 발표한 외환거래 조치는 지난 13일 이후 실시한 자유변동환율제를 더욱 보강하기 위한 것. 우선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달러를 거래하는 커머셜 시장과 여행객들이 소액의 달러를 거래하는 플로팅 시장 등 이중적인 외환시장을 오는 2월1일 단일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은행들이 달러화 채무를 보유할 수 있는 비율을 50% 까지로 확대, 은행들의 달러 과수요를 완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날 중앙은행의 발표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레알화의 가격을 시장에 맡기겠다는 정부 당국의 의지가 배어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영했지만 이 정도로 위기가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외환시장에서 레알화는 지난 13일 변동폭 확대 직전 달러당 1.2 레알에서 지난 23일 1.79레알로 떨어지는 등 급락에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열흘만에 가치가 무려 32%나 폭락한 것이다. ★ 그림 참조 게다가 올들어 지난 23일까지 총 75억달러가 브라질 금융시장을 빠져나갔다. 지난 20일에 3억3,300만달러, 21일 4억600만달러에 이어 23일에는 5억2,400만달러가 빠져나가는 등 유출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때문에 IMF로부터 93억달러를 지원받았지만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360억달러에 머물고 있다. 그 사이 은행간 금리는 32%, 회사채 금리는 41%로 오르는 등 악화일로다. 금융당국은 물론 IMF 팀의 움직임도 긴박감을 더하고있다. IMF는 25일 현지 경제상황을 점검하고 브라질 정부의 재정정책을 진단하기 위한 「기술 팀」을 파견했다. 이 팀은 최근 사태에 대한 브라질과 IMF간의 정책협의 후 추가 지원 등 고강도 처방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팀은 IMF외에 세계은행, 미주 개발은행(IADB), 미국 재무부 관계자들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브라질 당국과 국제사회의 이같은 노력에 비해 국제금융시장이 보는 브라질 상황은 보다 비관적이다. 더프 앤 펠프스(DCR)은 이날 브라질이 현지 통화(레알화) 발행 채권에 대해 디폴트(지불불능)를 선언할 가능성이 3분의 1을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DCR의 자임 산즈 중남미 책임자는 『레알화 표시채권의 디폴트 가능성이 꽤 높아졌다』며 『고금리가 하락하지 않을 경우 올해 중반 이전에 이들 채권에 대한 상환 일정 조정문제가 대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DCR은 이미 브라질에 대해 현지통화 채권의 신용등급은 「B-」, 외화표시 채권은 「BB-」로 평가해두고 있는데 이처럼 현지통화 채권의 등급을 외화등급보다 낮게 잡고 있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중앙은행이 지난 23일 수익율을 12~14%까지 보장하며 1억7,500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하려 했던 일을 상기시켰다. 당시 시장이 매입한 규모는 1억2,000만달러에 그쳤으며 그만큼 시장은 브라질 정부를 믿지 않았던 것이다.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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