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은 700㎒ 대역에서 주파수 대가가 1조원에 달하는 30㎒폭의 주파수를 무료로 할당받은 만큼 큰 폭의 투자로 화답해야 합니다. 지상파와 정부는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상용화 전략을 담은 구체적인 로드맵부터 빨리 내놓아야 해요. UHD 망 구축과 콘텐츠 확보를 서두르지 않으면 먼저 치고 나가고 있는 일본에 세계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어요."
윤용필(사진) KT스카이라이프 콘텐츠운영본부장은 3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UHD 방송 활성화를 꾀한다며 주파수를 공짜로 할당 받고도 빠른 행보를 보이지 못하는 지상파 방송의 분발을 촉구했다. UHD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KT스카이라이프 등 유료방송 사업자의 노력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은 이미 민관협력 상시 협의체인 넥스트(Next)-TV 포럼을 만들어 UHD TV 관련 콘텐츠 제작·송출·노하우 공유 등 협력관계를 형성했다. 당장 내년 브라질 올림픽이 UHD 콘텐츠 대중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한 상황이다.
윤 본부장은 "우리도 앞으로 3년 정도 정부 제작 지원을 받은 UHD 콘텐츠만이라도 일정 기간 서로 공유한 뒤 저작권료는 나중에 지불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 TV 시장을 내준 뒤 절치부심하는 일본이 UHD TV 시장으로 역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본부장은 지상파 방송의 직접 수신율이 6~7%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과 지상파 방송 간 반목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지상파 방송의 UHD 완전 전환까지 한시적인 재송신 정책 수립과 전송망 확충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UHD 콘텐츠 제작비가 고화질(HD) 콘텐츠보다 6배 이상 비싸기에 일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은 손댈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태이다.
윤 본부장은 "정부가 UHD 콘텐츠 제작 지원을 위한 예산 확대, UHD 제작시설 구축, 방송편성·광고 규제의 탄력적 운용 등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며 "대형 방송사들도 당장의 손익을 떠나 전세계 콘텐츠 시장을 겨냥한 UHD 콘텐츠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