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걸음 디자이너들…기발한 아이디어 '쑥쑥' <BR>상주 디자이너 400명 육박…맞춤형 인재 육성 전폭지원<BR>'글로벌 톱 브랜드' 개발 산실
| LG전자의 디자인경영센터가 세계 전자업계에 디자인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센터의 디자이너들이 머리를 맞대고 휴대폰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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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색상과 기발한 형상의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LG전자의 도전’
이 회사가 세계 전자제품시장을 무대로 펼치는 실험적인 시도의 산실인 디자인경영센터(서울 삼성동 강남타워 18층).
지난 13일 찾아간 이곳엔 워크스테이션급 컴퓨터가 빼곡하게 들어찬 책상들이 자유롭게 놓여져 있었으며, 그 위로는 각종 도면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자유분방한 복장의 젊은이들이 그 사이사이를 종종걸음으로 움직이고 있는 이곳은 다양성과 창의성이 존중받는 곳 답다는 첫 인상을 주었다.
심재진 상무(DDM디자인연구소장)는 “에어컨과 DVD플레이어, PDP모듈 등 LG전자가 세계 1~2위를 다투는 첨단 제품들이 모두 이곳에서 디자인 됐다”고 말했다. 심 상무의 표정에는 글로벌 톱 브랜드를 향한 도전의 현장이라는 자부심이 배어있다.
◇상주 디자이너만 400명 육박=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는 인력 수준과 규모면에서 이미 세계 정상급이다. 상주하는 디자이너만 400명에 육박해 거대 복합빌딩인 강남타워의 4개 층을 쓰고도 공간이 빠듯할 정도다.
홍사윤 책임연구원(전략운영그룹 소속)은 “LG전자가 ‘2007년 글로벌 톱 디자인’ 달성을 목표로 정한 것은 최고 수준의 디자인 인력 풀(pool)을 갖춘 자신감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 말을 증명하듯 센터내 곳곳에는 세계적 디자인 상을 휩쓴 제품들이 즐비하게 전시돼 있다. 불세출의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노가 “한편의 시와 같다”는 격찬을 한 LCD모니터(모델명 L1940P)에서부터 미국 포츈지가 “주머니 속의 보석”이라고 호평한 핸드폰(〃VX6000)에 이르기 까지 하나 같이 명품 반열에 오른 제품들이다.
◇디자이너도 맞춤형으로 키운다=이곳에선 디자이너를 소질에 따라 전문화시켜 맞춤형 인재로 키운다.
개인의 능력과 희망, 경력 등에 따라 스타일리스트와 라이프 컨셉터(life conceptor),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 인티그레이터(integrator)로 세분화시켜 해당 전문가의 과정을 밟도록 짜여져 있다.
디자인 유행에 민감한 인재는 스타일리스트로, 실생활 환경에서의 디지털트랜드를 선도하는 재능을 갖춘 인재는 라이프 컨셉터로 키운다. 또 사용자 편의에 맞는 제품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능한 인재는 커뮤니케이터로 육성하고, 이들 능력을 두루 갖춘 동시에 조직관리 능력이 뛰어난 인재는 연구소장급인 인티그레이터로 크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심재진 상무는 “디자이너 인력 육성체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개인별 맞춤 교육 및 경력관리 체계를 만들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예산 확보작업과 대학과의 연계 프로그램 마련 작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디자인 독립 운영 체제= 이 회사가 세계무대를 상대로 과감한 디자인의 제품을 자신있게 내놓는 배경은 디자인 부문의 독립적인 결정권한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각 사업별ㆍ제품별 디자인 부서를 해당 생산ㆍ마케팅부문의 산하에 두고 운영해 왔지만 LG전자는 디자인 부문을 완전 분리해 이곳 디자인경영센터에 총집합시켜 놓고 있다.
현재 센터에는 ▦백색가전을 다루는 DA디자인연구소 ▦PDPㆍLCD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을 연구하는 DDM디자인연구소 ▦핸드폰 등을 담당하는 정보통신디자인연구소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는 LSR연구소의 4개 연구소가 독립해 집결해 있다.
심 상무는 “디자이너는 전혀 실현 불가능할 것 같은 형상을 제품에 구현해야 하는데 현업의 실무부서로부터 통제를 받으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어 사업본부별 디자인연구소들을 센터로 독립시켜 모아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