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머독, 타임워너에 눈독… 미디어산업 빅뱅 오나

FOX, 800억弗 규모 인수 제안

거절 당했지만 계속 시도 전망

합종연횡·새판짜기 이어질 듯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83)이 경쟁사인 타임워너에 인수합병(M&A)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미디어 산업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타임워너가 거절했지만 머독이 재차 인수를 시도하면서 미디어 산업의 합종연횡이 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머독이 지분 39.4%를 보유한 21세기폭스사는 지난달 타임워너에 총 800억달러(약 82조3,600억원)라는 파격적 규모의 인수를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 인수규모는 지난 2000년 아메리카온라인(AOL)이 타임워너를 1,650억달러에 인수한 이래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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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및 증시에서는 머독이 가격을 올려서라도 타임워너 인수에 다시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1세기폭스사가 기꺼이 인수가격을 상향 수정해서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머독은 2007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50억달러에 인수할 때도 웃돈을 얹어가면서까지 집요하게 추진한 바 있다. NYT는 "당시 시장에서 모두 인수가가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지만 머독에게는 승리만 중요했다"며 "결과적으로 그의 모험은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듯 이날 타임워너 주가는 17%나 뛰었다.

머독이 타임워너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근 몇년간 미디어 산업에서는 머독이 강점을 보여온 TVㆍ영화 등 콘텐츠 제작사들의 영향력은 줄어든 반면 인터넷ㆍ이동통신 기업과 컴캐스트 등 케이블TV 기업들이 급성장하며 발언권이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머독은 콘텐츠 제작사의 덩치를 키워 향후 미디어 업계의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고령에 은퇴를 앞두고 이번 M&A를 성공시켜 영국 주간지 '뉴스오브더월드'의 도청 파문과 이혼 등 개인사로 금이 간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머독의 타임워너 인수시도가 전세계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 판 짜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머독처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콘텐츠 제작사들의 움직임에 맞서 케이블TVㆍ인터넷ㆍ모바일 업체들도 M&A 등으로 덩치를 키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미 디스커버리채널 등 중소 규모 방송사들은 인수합병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뱅크 RBC캐피털 분석가는 "M&A로 거둘 이득과 상관없이 합병 게임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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