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럽 CEO 성과급 도입 '바람'

유럽 CEO 성과급 도입 '바람'유능한 경영인 이탈막으려 스톡옵션등 지급 「내가 미국 경영자보다 못한 게 뭐 있나」 지난 몇년전까지만해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성과급 지급이 전무하다시피했던 유럽기업들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스톡옵션, 연말 특별 보너스, 기업주가와 연봉연계 등 다양한 형태의 성과급제도가 도입되면서 미국 경쟁기업의 CEO들과 연봉이 크게 차이났던 유럽 CEO들의 주머니가 점차 두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포브스지는 최신호(18일자)에서 전통적으로 노조의 목소리가 강하고 평등대우 성향이 강한 유럽기업들이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고 신경제 기업들의 유능한 경영자 빼내가기에 대처하기 위해 CEO들의 연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90년대 초반 미국 기업들이 앞다퉈 경영진의 보수를 천문학적 수준으로 늘릴 때 이를 맹비난했던 유럽 회사들도 결국 우수 경영진 확보를 위해 연봉을 높여주기 시작한 것. 유럽내 주요 경제권인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등은 지난 4년전만 경영진에 대한 성과급을 지급한 회사가 단 한 곳도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 이들 국가들의 CEO들은 급여의 약 20~35%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받아챙겼다. 이는 비록 지난 해 연봉의 110%를 성과급으로 지급받은 미국기업 CEO들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성과제를 도입한 유럽기업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성과급도 올라가는 추세다. 올초 독일 만네스만을 인수한 영국 보다폰의 크리스 겐트 회장은 최근 1,600만달러의 특별보너스를 받아 쥐었고 스페인 토탈피나에 인수된 프랑스 엘프사의 필립 자프레 회장도 약 4,000만달러의 엄청난 돈을 M&A 사례금으로 지급받았다. 유럽지역 주주들도 이런 추세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4월 실시된 헤이 매니지먼트 컨설턴트사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기관투자가의 85%는 CEO에 대한 성과급 지급을 찬성했다. 이들은 경영진에 대한 대우가 개선되면 그만큼 기업실적도 향상될 것으로 믿는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아직 반대 여론도 상당하다. 일부 유럽기업들의 경우 주가가 떨어지자 스톡옵션 행사가를 낮췄고 M&A 성과금을 바라고 헐값에 기업을 팔아버리는 CEO가 생겨나는 등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9/09 20:1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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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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