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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에서 세대 분리형 아파트가 확산되고 있다. 대형아파트 기피 현상과 함께 임대 주택 수요가 늘면서 기존 중대형ㆍ중소형 아파트의 틈새에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특히 예전의 세대분리형 아파트와 달리 출입문을 달리 두는 등 세입자 생활 편의를 배려한 설계도 잇따르고 있다.
우남건설 관계자는 "3~4년 전에 나온 세대분리형 아파트는 하숙방과 같은 개념이 강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완전히 독립된 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1+1'아파트 골라보세요=13일 업계에 따르면 우남건설은 이달 분양예정인 경기도 고양 삼송지구 '우남 퍼스트빌' 저층 가구를 복층형 테라스하우스로 배치, 층별로 세대를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인다. 1층에는 주방과 거실ㆍ방ㆍ화장실 등을 둬 단독세대가 거주할 수 있도록 꾸며졌고 2층 역시 거실과 주방ㆍ침실ㆍ드레스룸이 설치된다.
우남건설 관계자는 "2개 층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라며 "층별로 현관을 따로 둬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간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우남건설은 각 동의 최상층에 배치하는 펜트하우스에도 이 같은 세대분리형 평면을 적용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의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 롯데캐슬 리치' 역시 전용 114㎡B 타입(22가구)에 부분 임대형 평면을 선보인다. 면적을 나눠 84㎡는 집주인이 살고 나머지 30㎡는 별도의 현관과 욕실을 설치한 독립 가구로 짓는다. 기존 중소형 아파트에 별도의 소형 원룸이 하나 붙어 있는 형태다. 도심과 가까워 임대 수요가 많다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설계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물산 역시 다음달 공급하는 서울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에 수익형 평면을 선보인다. 출입구는 물론 주방과 화장실 등을 따로 설치해 집주입과 세입자의 독립된 생활을 100% 보장한다.
◇중대형 기피 현상 속 틈새시장으로 자리잡아=세대분리형 주택은 이전에도 선보였던 주택 형태다. 1980~1990년대 서울 목동을 비롯해 상계동 등 도시개발구역에 들어서던 아파트에 일부 적용됐다. 하지만 부동산 활황기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중대형이 중소형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큰 아파트일수록 좋다는 소비자 인식이 강했던 탓이다. 하지만 최근 주택경기 침체와 중대형 기피, 수익형 부동산 선호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세대 분리형 아파트가 최근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세대 분리형 아파트는 장·단점이 분명한 주택 형태"라며 "하지만 최근의 분양 성적만을 살펴본다면 시장에서 환영을 받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당분간은 세대 분리형 주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각 업체마다 최근 경쟁적으로 다양한 세대 분리형 평면을 개발하고 있다"며 "아파트 시장의 주류는 되지 않겠지만 틈새 시장으로는 충분한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