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삭막하고 버려진 공간들 예술 공간으로 되살아나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담배공장을 전시장으로<br>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침출수처리장 리모델링도<br>제3의 공간을 활용한 미술관 아닌 미술관 늘어 톡톡튀는 예술의 맛 살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샘표의 간장공장은 1년여 작업과정을 거쳐 건물 전체가 거대한 예술작품으로 변신했다.

옛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의 침출수처리시설을 리모델링한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내 난지갤러리에서는 젊은작가 24명을 모은 '백년몽원' 전이 열리고 있다.

미술 전시장을 떠올리면 반듯한 하얀 벽면으로 둘러싸인 직육면체의 공간 '화이트 큐브'가 일반적이었다. 정갈한 환경이 작품에 대한 몰입과 집중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창성으로 중무장한 '예술'이 틀에 갇힌 공간에 매여있을 리 없다. 프랑스 파리 오르세역을 개축한 오르세미술관을 비롯해 스페인 빌바오 폐광촌을 개조한 구겐하임미술관이나 화력발전소였던 영국의 테이트모던 등은 삭막하게 버려진 공간을 예술의 힘으로 되살린 사례다. 최근 우리 미술계도 제3의 공간을 활용한 '미술관 아닌 미술관'이 부쩍 늘어 톡톡 튀는 예술의 참맛을 살리고 있다. 올해로 7회째인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옛 담배공장 자리를 전시장으로 택했다. 그 동안은 청주 예술의전당 일원을 행사장으로 활용했으나 올해는 KT&G가 사용하던 청주시 내덕동 연초제조창을 이용하기로 했다. 7년째 버려진 담배공장의 낡은 벽면, 드러난 천장 등을 고스란히 예술공간으로 되살렸다. 정준모 전시감독은 "60년이 넘은 연초제조창 건물을 '아트팩토리'형 문화공간으로 개편해 파괴적ㆍ소비적 도심재개발이 아닌 예술을 통한 도심재창조의 모범사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예의 본질인 디자인과 생활미학을 실제로 적용한 셈이다. 9월21일부터 10월30일까지 열리는 청주비엔날레는 '유용지물(有用之物ㆍnot just new, but necessary)'을 주제로 국내외 작가 150여명이 참여하는 본전시 '오늘의 공예'와 디자인 의자 특별전 '의자, 걷다', 핀란드 초대국가전 등이 펼쳐진다. 옛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에도 예술이 꽃피고 있다.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사이에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의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는 옛 침출수처리장을 리모델링했다. 젊은 작가들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하는 '스튜디오'와 전시를 위한 '난지갤러리'로 구성된 이곳 전시장에서는 현재 5기 입주작가 김기라씨와 독립큐레이터 이진명 씨가 공동기획한 '백년몽원'전이 열리고 있다. '백년몽원'은 한 사람의 일생이자 급속한 산업화가 전개된 1세기를 뜻하는 '백년'과 안견의 '몽유도원도'에서 착안한 한국적 이상향의 '몽원'을 합친 단어. 세계화의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독창적이고 자생적인 예술관을 지켜가는 국내외 작가 24명의 작품을 9월4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경기도 양주시 송추의 옛 모텔을 매입해 전시장으로 개조한 크라운해태는 상설전 형식으로 '러브호텔 아트쇼'를 열고 있다. 모텔 객실과 복도 인테리어를 그대로 유지해 침대ㆍ샤워실ㆍ화장대 등을 활용한 작품 설치가 이색적이다. 송추 지역의 모텔촌의 유흥가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시도로 강민규ㆍ나점수ㆍ성낙중 등의 작가가 참여했다. 식품회사 '샘표'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간장공장에 예술의 옷을 입혔다. 젊은 아티스트 그룹인 '동방의 요괴들'이 공장 곳곳의 벽면을 캔버스 삼아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작업했고 공장 전체를 하나의 미술작품으로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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