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比 8조늘어...시중돈 단기고수익 선호 여전
고객이 자신의 자금운용 계획에 따라 운용자산을 정할 수 있는 은행 특정금전신탁에 시중 뭉칫돈이 꾸준히 몰리면서 수탁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금전신탁의 수익률이 낮아 수탁규모가 감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으로 법인과 개인들의 여유자금이 단기 고수익 상품을 여전히 선호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25일 현재 국내 19개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수탁규모는 총 30조7,370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22조5,000억원보다 8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특정금전신탁을 포함한 은행권의 금전신탁 전체 수탁규모는 73조1,083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81조4,000억원에 비해 오히려 8조3,000억원 가량이나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특정금전신탁은 고객 입맛에 맞게 펀드를 설정할 수 있는데다 투자자산의 만기와 펀드의 만기를 일치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기업어음(CP)이나 국공채 등에 투자해 비교적 단기간에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챙길 수 있어 법인과 개인들의 여유자금이 크게 몰려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채권형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도 특정금전신탁이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들어 각 은행들은 특정금전신탁 상품을 내놓는 즉시 동이 나고 있고 일부에서는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가입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의 선호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오히려 펀드설정을 위한 물량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