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추정 비자금 수조원인데…

은닉재산 소송 8건·780억뿐

지난 6년 동안 예금보험공사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은닉재산에 대해 제기한 소송이 8건, 78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 규모가 1조원 이상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예보의 이 같은 소송 제기건수는 극히 저조한 실적이다. 그나마 소송을 제기한 8건 중 시가 30억원의 방배동 땅과 포천 아도니스골프장 등 2건은 법원이 적법한 증여에 따른 것이라고 판결함에 따라 예보의 패소로 끝난 상태다. 예보는 현재 김 전 회장의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이수화학 주식 22억원어치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2심에서 패소한 상태라 승소를 장담할 수 없다. 예보의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은닉재산을 찾아내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추가 재산이 드러날 경우 자산가압류 등 환수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는 김 전 회장의 재산소송과는 별개로 10개 금융회사와 ㈜대우 등 11개 기관으로 하여금 김 전 회장 등 대우그룹 임직원들이 금융회사에 끼친 손실을 상대로 지금까지 모두 23건, 2,49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김 전 회장 개인과 관련된 것은 12건에 총 소송가액이 1,611억원. 대우그룹이 금융기관에 입힌 피해액 3조8,500억원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다. 예보는 소송건수가 적은 것은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한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중 5건은 법원 조정으로 예보가 부분 승소하는 것으로 종결됐으며 제일은행이 낸 1,200억원대 소송을 포함한 18건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김 전 회장이 숨겨놓은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검은 옛 대우개발인 ‘필코리아’와 한남동 대지 등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누구인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예보는 검찰의 수사 결과 이들 자산이 김 전 회장의 것으로 판명되면 당장 가압류 조치에 들어가는 한편 실질적인 환수를 위한 민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