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 대형슈퍼 "매장 바꿔" 붐

일본의 대형 슈퍼업계에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신규 출점에 따른 위험을 줄이자면 기존 매장을 변신시키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상품 진열을 전문점처럼 재배치하는가 하면 계산대를 한 곳으로 통합시키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도쿄 중심가의 이토오 요카도 타케노츠카점은 25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지만 세대 변화에 맞춰 과감히 매장을 바꿨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장난감 판매장의 선반 높이를 기존의 1m에서 2m로 두 배나 높였다. 보통 어린이의 시선에 맞추기 마련이지만 실제 구매자인 부모들에게 멀리서도 눈에 띄게끔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에다 상품 수를 크게 늘리고 판매장 운영을 직원들에게 맡긴 결과 장난감 매출은 20%나 급증했다. 또 다른 슈퍼업체인 다이에는 '다양한 카테고리 센터(CVC)'를 비장의 카드로 내걸었다. 모든 상품을 각 분야마다 전문점처럼 진열하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이다. 이 곳에서는 9,000엔과 1만9,000엔의 두 가지 가격대의 신발을 판매하는 것을 비롯해 가족용 캐주얼 의류, 약국 등 모두 15가지의 카테고리를 선보였다. 이밖에 이온은 지난해 11월 니가타의 한 점포를 뜯어고치면서 계산대를 아예 1곳으로 집중시켰다. 회사측은 그 동안 식품이나 의료, 음반 등 7곳에서 계산대를 분산ㆍ운영해왔지만 고객들이 매장 사이를 이동하기 쉽게 만들면 구매도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형 슈퍼의 투자비 지출도 리뉴얼에 집중되고 있다. 요카도는 지난해 신규 점포를 단 한 개 냈지만 모두 136억엔을 들여 36개의 점포를 새롭게 단장했다. 다이에는 지난해 300억엔을 투입해 50개 점포를 새로 고쳤으며 이온도 해마다 리뉴얼 공사에 약 100억엔을 투자하고 있다. 슈퍼가 이처럼 기존 점포의 리뉴얼에 치중하는 것은 소비 침체로 인해 막대한 투자가 뒤따르는 신규 출점에 부담을 갖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규모 소매점포 입지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주차장의 정비 의무 등이 엄격해진 탓도 크다. 전문가들은 "판매자의 논리만 내세운 슈퍼는 더 이상 살아 남기 힘들다"면서 "이제 단지 가격만 싸게 내놓으면 팔리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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