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책은 1주일분 콜자금 지원 불구 종금 위기 가중

◎어제 또 2조 구멍 ‘밑빠진 독’/‘당분간 숨통’ 예측 빗나가/개인이어 법인도 예금 인출/기존 종금사도 자금난 조짐지난주말 3조7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콜지원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종금사들의 자금사정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번주들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마저 터져나오고 있다. 8일 결제자금을 제때 막지 못한 종금사는 대략 15개사. 그동안 자금호황을 누려왔던 일부 기존종금사도 포함됐으며 부족금액만 2조원선을 넘어섰다. 지난주말 은행권이 일주일물로 거액 콜자금을 지원, 종금사들이 당분간 자금순환에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는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종금사들의 자금사정이 이처럼 악화된 가장 큰 배경은 고객들의 예금인출사태. 특히 개인고객에 이어 대형 법인투자가들마저 예금인출에 나서면서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법인고객들의 예금단위는 최하 5백억원에서 1천억원대. 인출요구가 한건만 이루어져도 종금사로서는 감당하기 벅찬데 최근들어서는 하루에 서너건씩의 법인 인출요구가 잇따르고 있다는 게 종금사들의 푸념이다. 모종금사 관계자는 『오늘 하루에만 연기금을 포함해 정부출자기관 등 다양한 법인고객들이 예금인출을 요구해왔다』며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공공자금인만큼 가급적 인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향후 종금사 처리방향에 불신을 품은 자금운용 담당자들이 막무가내로 예금인출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종금사는 법인고객들의 인출금을 당좌수표로 지급하고 있지만 당좌잔액이 바닥난 상황에서 고객들이 이를 현금으로 상환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마저 발생하고 있다. 시중은행에 이어 국책은행들까지 종금사 콜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나선 것도 자금사정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금사 자금업무담당자는 『개인 및 법인고객들의 예금인출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데 반해 은행권의 콜자금지원은 충분치 못한 상황』이라며 『종금사들로서는 어쩔 수없이 기업여신 회수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모종금사 기획부장은 『콜시장이 제기능을 회복하고 고객들의 예금인출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한 종금사 자금난 해소는 불가능하다』며 『9개 종금사에 묶여 있는 1조4천억원의 콜자금을 당장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금부족 규모가 큰 몇몇 종금사의 영업행위를 즉각 정지시켜 다른 금융기관으로의 파급을 막아야만 한다』고 지적했다.<이종석 기자>

관련기사



이종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