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뉴욕증시 개장시간 연장] 한.미 동조화 심화

이제 주식투자자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뉴욕증시의 움직임을 먼저 살펴야 할 것 같다.시가총액 2위 기업인 한국통신의 주식예탁증서(DR·DEPOSITARY RECEIPT)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됨으로써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 10위권 주식 중 8개 종목이 뉴욕과 서울에서 동시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뉴욕증권거래소가 오는 7월부터 거래시간을 연장키로 함에 따라 한국증시의 거래시간과 두시간(서울시간 오전9~11시) 동안 겹쳐 두 시장에서 동일종목이 동일시간대에 거래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한국증시와 미국증시의 동조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국내기업의 DR는 한국통신·한국전력·포항제철·SK텔레콤·현대자동차 우선주·삼성전자·LG화학·LG전자 우선주·국민은행·하나은행·주택은행·신한은행·조흥은행 등 13종목에 달한다. 이들 종목은 국내의 대표적인 상장기업으로 종합주가지수 등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전·한통·삼성전자·포철·SK텔레콤 등 시가총액 빅5 기업들은 모두 서울과 뉴욕에 동시 상장돼 있다. 뉴욕증권거래소가 거래시간을 연장, 이들 기업 주식들이 한국과 미국에서 두시간 동안 같은 시간대에 거래가 이루어지면 외국인 투자가들의 한국증시에 대한 태도가 실시간으로 한국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송동근(宋東根) 노무라증권 이사는 『일본의 소니도 도쿄증권거래소와 뉴욕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되면서 양국의 주가가 같이 움직이고 있다』며 『외국인들의 소니사에 대한 투자판단이 그대로 도쿄증시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증권전문가들은 미국에 상장된 DR 가격과 한국에 있는 원주의 가격차를 이용한 차익거래(ARBITRAGE)도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DR 가격은 한국의 원주 가격보다 10~20%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는 환율변동 위험 유동성 부족 위험 수수료 등 기타 거래비용을 감안한 때문이다. 한통·SK텔레콤·포철 등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외국인 투자한도가 있으므로 국내에서 사지 못하는 주식을 미국에서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프리미엄이 더욱 높다. 그러나 부산에 선물거래소가 개장돼 환율변동 위험의 헤지가 가능해지고 우량주로서 유동성 위험도 거의 없기 때문에 앞으로는 DR와 원주간의 차익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주가가 뉴욕주가에 근접한다는 것은 해당주식의 주가가 상승한다는 뜻이다. 宋이사는 『장기투자자의 경우 DR 형태로 보유하거나 원주로 보유하거가 같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시장에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과 한국증시가 같은 시장으로 취급받게 돼 외국인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한국에서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뉴욕증권거래소를 통해 한국기업에 투자하는 역전현상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수수료 등 거래비용과 편의성에서 한국증시가 불리하다면 뉴욕에서 DR에 투자하면 된다는 것이다. 증권전문가들은 미국증시에 DR를 상장한 기업은 이미 세계증시에 상장됐다고 봐야 한다며 미국시장에서의 평가가 곧바로 세계시장으로 전파되고 한국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주가에 대한 평가기준이 기업 내부가치 중심으로 철저히 재편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증시의 통합화·단일화가 이루어지면서 지리적·시간적 차이가 극복되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국제금융시장의 통합을 촉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정명수 기자 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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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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