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차량 판매가 급감하고 더욱이 최고경영자(CEO)가 "위급한 상황이다. 특단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긴급 대책을 호소하고 나선 마당에 실질적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오는 30일과 다음달 1일 이틀간 쟁의행위를 위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노조는 지난 18일 확대 간부합동회의를 열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기로 한 바 있다.
파업을 위해서는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과반수 이상이 파업에 찬성해야 한다. 노조는 이번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을 위한 요건을 모두 만들어 놓겠다는 입장이다.
한국GM 노사는 올해 총 10차례의 임금협상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경영상황이 악화된 만큼 임금 인상 등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자는 입장이다. 지난해 한국GM은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 철수로 수출 물량이 줄어 매출은 2조6,800억원가량 줄었다. 영업이익은 1조864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1,48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해보다 2배 더 많은 15만9,000원 기본급 인상과 월 상여금 50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교섭 과정에서 노조는 통상임금 관련 연차 수당 확대, 월급제나 퇴직연금에 대한 별도 요구안까지 제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 등 내수 불황과 수입차 판매 증가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 절차를 밟는 것이 국민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형 세단 '임팔라'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회사와 노조의 별도 협상이 지지부진한 점도 파업 절차를 밟는 이유로 분석된다.
한국GM은 9월께 '임팔라'를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 실어와 국내에 판매할 계획이다. 다만 1만5,000대 이상 판매되면 부평 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의 높은 임금 등 고비용 구조로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노조는 기존 '알페온'이 단종되고 '임팔라'까지 수입 생산하면 생산 물량이 줄고 이는 곧 부평 1공장과 2공장의 통합, 정리해고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해에도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과 조합원 찬성 등으로 파업 직전까지 간 바 있다. 한국GM 노조는 25일 부평공장에서 임협 승리를 위한 전진대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