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에 M&A 열풍/올해만 1,100건 예상

◎작년보다 33% 늘어 정부서도 적극 권장/초대형기업 속속 등장중국에 기업 인수합병(M&A)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개혁·개방정책 추진이후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병약한 기업들을 잡아먹는 약육강식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중국업계는 이에따라 군소업체가 대거 정리되고 초대형기업들이 등장하는 등 재편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올해에만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1천1백건의 M&A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A는 인수기업엔 덩치를 키워 외국의 다국적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한편 피인수기업에는 파산을 면할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성·시정부도 경영적자 상태에서 보조금만 축내고 있는 소유기업들이 다른 튼튼한 국영기업에 매각되도록 장려하고 있다. 시장경제를 도입했지만 아직까지 계획경제 체제의 골격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업종별로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는 수백개의 회사가 난립해 있는 상황이다. 소수의 유명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서방국가와는 달리 1백20개가 넘는 TV제조업체, 7백개의 맥주회사, 3만개의 고무벨트회사가 각지에 산재해 있다. 중국은 이같이 군소업체들이 각지에 산재해 있어 방대한 시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대형 국영기업들은 공격적인 인수전략을 통해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중국 서부 란조시의 맥주업체 황하그룹은 지난 2년간 25개의 맥주회사를 매수, 중국 최대의 양조업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북부해안의 칭다오시에 있는 TV제조업체인 하이센스 그룹은 3개의 TV경쟁업체를 연달아 인수, 연간 1백50만대 생산의 대형업체로 발돋움했다. 하이센스는 올초에도 에어컨공장을 매입했고 현재 콤팩트디스크(CD) 공장 인수를 물색중이다.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수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정부는 1백20개의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등 국영기업의 덩치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해 37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상해의 의류업체인 오리엔트 인터내셔널에 거액을 지원, 금융과 투자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했다. 당국은 기업에 M&A 명령을 내리지는 않지만 인수기업에 파격적인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엔진벨트를 만들고 있는 상해고무사는 적자에 허덕이는 중국 남부 난창시의 고무공장을 인수하면서 9백만달러의 채무를 탕감받았고 나머지 4백만달러의 채무에 대한 이자도 면제받았다. 여기다 M&A가 정부의 인위적인 간섭이 아니라 시장메커니즘에 의해 이루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해고무사는 중국남부에 생산·분배망이 필요했던 터에 난창의 고무공장을 인수했다. 난창시 정부로서도 파산시킬 수 밖에 없었던 고무공장을 살릴 수 있게 됐다. 과거 산하 소유기업의 규모와 숫자를 권위의 척도로 여겨 하나라도 더 챙기려는 정부의 관행이 시장경제 마인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영기업들이 완전히 사유화되고 있진 않지만 시장원리에 따라 행동하기 시작했다』면서 『정부가 몸살을 앓고 있는 국영기업 개혁을 추진하면서 M&A가 확산되어 결국 경쟁력있는 대기업들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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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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