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계인사 10여명이 대만 입법위원 국회비서를 통해 5억 대만달러(한화 160억원)를 모아 타이베이시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했다는 대만 언론의 보도에 대해 정치권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우리쪽에는 그런 일이 없다"고 무관함을 강조했고, 대만이나중국통으로 알려진 의원들도 "황당한 얘기", "전혀 모르는 얘기", "금시초문"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다만 정치권 내에서는 대만 언론에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이 사건에 분노해 수사에 착수토록 했다고 보도하고 있고, 우리 외교부도 진상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자 뭔가 실체가 있는 것 아니냐며 추이를 주시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인사들은 의원들이 관여했을 경우 이처럼 허술하게 투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회의론부터 17대 말고 16대 국회 시절 어떤 일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설들이 난무했다.
대만 사정을 잘 아는 열린우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30일 "신문에서 그런 보도를 봤지만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대만에 그렇게 투자할 땅이 있겠느냐"고 정치권 인사 연루설에 회의적 시각을 내보였다.
다른 중진 의원도 "전혀 모르는 얘기"라면서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들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대만통으로 알려진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 역시 "누가 거기까지 가서 그럴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대만 언론에서 보도한 대로 정치권 인사가 끼었다면 여의도 주변의 그렇고 그런 인사들 1-2명이 아니겠느냐"고 관측했다.
다른 한 야당 의원은 "만일 그런 일이 있었다면 예전에 여당쪽에서 `큰 손'을끼고 했을 수 있었겠지만 전혀 확인되는 사실은 없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