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벌은 반드시 망한다?/강지원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로터리)

재벌은 반드시 망한다는 주장이 있다. 망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재벌은 여러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기업의 경영권이 1인 또는 소수 족벌에 매여 있다는 점이다. 기업이 여럿이라도 마찬가지다. 서로 물고 물려서 결국은 1개에 불과하다. 그 큰 조직을 1인 또는 소수 족벌이 통치하는 것이다. 소수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것은 위험하다. 그 소수가 영특한 선지자라면 모르겠으나 우리네 세상사에서 그런 이를 발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소수족벌경영이 가져오는 폐단은 이미 겪을 만큼 겪었다. 이른바 「멋대로」 경영으로 기업은 사금고화되고, 그래서 탈세와 비리는 물론 온갖 뒷거래까지 가능했다. 정경유착도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는 소지가 크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개인적 능력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는 물론 개인이 접수해서 처리할 수 있는 정보처리능력도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 2세, 3세에 이르면 재벌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창업1세의 의욕과 투지와 능력이 1.5세를 넘어 2세, 3세에 이르기까지 지속될는지 여부는 참으로 큰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큰 나무 근처에는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한다는 옛말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 크다. 또 한가지 특징적인 현상은 소수경영자들은 위기에 약하다는 것이다. 평소 개미군단처럼 가동되는 조직은 위기에 부딪쳐도 조직의 힘으로 버텨내는 경우가 많다. 사사건건 1인 또는 소수만 쳐다보고 의존해온 조직은 위기가 닥쳐도 오로지 그들만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게 마련이다. 기업은 조직이다. 원맨쇼나 스타플레이어는 구멍가게 정도에나 걸맞다. 기업은 팀플레이여야 한다. 권한을 분산하고, 그 안에서 상호 견제와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동안 「재벌」소리를 듣던 몇몇 기업들이 속속 무너지고 있다. 또다른 기업들도 위험하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젠 「변신」을 시도해야 할 때다. 변하지 않으면 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실상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이 나라 청소년들에게 모범이 되는 경제환경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관련기사



강지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