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새해를 '음악'으로 여는 것도 신년맞이의 한 방법이다. 올해는 순수함의 결정체인 소년합창단부터 더불어 즐기는 국악공연, 정통 오케스트라까지 음악의 성찬이 어느 때보다 푸짐하다.
때묻지 않은 맑고 순수한 목소리로 희망찬 새해를 열어줄 '빈 소년합창단'이 이번 달 내한한다. 1498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막시밀리안 1세 황제의 칙령으로 조직돼 5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빈 소년합창단은 내한마다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한국에서도 크게 사랑받고 있다. 오로지 피아노 반주 뿐인 담백한 무대지만 소년들은 성부를 나눠 완벽한 조화를 이뤄낸다.
빈 소년합창단은 현재 모차르트·슈베르트·하이든·브루크너의 총 4개 팀으로 나뉘어 활동 중인데 이번 신년음악회에는 하이든 팀이 내한해 주요 레퍼토리인 교회음악, 왈츠, 폴카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민요와 영화음악 등 다양한 음악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오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비롯해 전주(16일), 부산(17일), 여수(18일), 인천(22), 서울 노원(23일) 등으로 투어공연을 펼치며 천상의 음색을 들려준다.
'시대의 가인(歌人)' 장사익이 8일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의 신년음악회 '세상, 함께 즐기자-여민동락(與民同樂)'으로 기운찬 새해를 열어준다. 여러 장르가 뒤섞인 '다양성'으로는 올 신년음악회 중 가장 돋보이는 이 공연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단은 색다른 관현악 하모니를 들려주고, 서울시무용단은 창단 40주년 기념공연 '두레'의 하이라이트를 준비한다. 한국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장사익은 대표곡 '찔레꽃'과 '희망 한 단' '아버지' 등을 노래한다. 그의 걸쭉한 음색에 '예쁜아이들 합창단'이 가세해 다채로움을 더한다. 공연 후반부에는 타악예술단 '전통타악연구소'와 중요무형문화재인 남도들노래와 강강술래 등의 예능보유 명인들이 구성진 농요가락과 놀음으로 한껏 흥을 돋운다.
풍성한 오케스트라 선율로 신년을 맞고 싶다면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빈 슈트라우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다. 1978년 설립된 '빈 정통' 오케스트라로 정교한 테크닉과 익살 넘치는 무대매너로 사랑받고 있다. 악단 창시자인 페터 구트가 지휘를 맡아 세련되고 유쾌한 무대를 선보인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트리치 트라치' 폴카를 비롯해 엔니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 등 우아한 왈츠부터 경쾌한 폴카까지 풍성하다.
박현정 전 대표의 성희롱·막말 파문으로 몸살을 앓았던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신년음악회는 오는 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일찌감치 예매해 둔 관객 상당수가 정명훈 예술감독의 거취를 두고 공연 성사여부를 문의하기도 했으나 계약이 1년 연장되면서 공연은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이번 신년음악회에서는 '지휘하며 피아노를 연주하는' 정명훈을 만날 수 있다.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에서 정 예술감독은 악장 스베틀린 루세브, 대표적인 젊은 첼리스트 송영훈과 함께 협연자로 나서 독주부를 연주하는 동시에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메인 프로그램으로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