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엔이 정한 「노인의 해」이다. 우리나라는 65세이상 노인 인구가 지난해 6.6%에서 2000년이 되면 7%를 넘어서게 되는 등 급속히 인구의 노령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경제위기에 따라 사회·경제적 측면의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문제와 함께 노령화되는 경제인력의 활용문제는 선진국가 건설에 있어 중요한 논의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사실 「늙는다는 것」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섭리임에도 불구하고 노인문제를 애써 외면하려는 것은 사회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갓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마저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대량 실업사태로 말미암아 노령화된 경제인력에 대한 진지한 인력활용 대책과 비전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세계 경제상황이 급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수출 확대와 국내 산업기반 경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면 다소간 시간 차이는 있을지언정 경제위기 극복은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 아마도 우리는 경제위기 극복을 통해 보다 안정된 새로운 경제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즈음에 가면 노령화된 경제인력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경쟁력을 가진 노인 인구의 등장이 절실하다. 노령화된 경제인력은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만족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도전적인 삶의 방식을 지향한다면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주도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신지식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인간이 태어나 일정기간 지식을 쌓고 그 지식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발상의 전환을 가진다면 노인만큼 신지식인으로 적합한 연령층도 없을 것이다. 또한 벤처산업이라 하면 반도체나 컴퓨터관련 산업을 생각하기 쉬운데 벤처산업이 활성화된 미국의 경우를 보면 농업을 비롯, 우리의 경험이 축적된 섬유·기계·가전·화학 등의 비중이 훨씬 크다. 때문에 우리가 가진 기술과 노하우로 벤처기업을 경영하는 노(老)경영인이 대거 등장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정부차원의 대책과 함께 신지식으로 무장한 창조적인 노인 계층이 대거 등장하기를 희망한다. 왜냐하면 21세기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이 사장되지 않고 재창조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젊음과 패기, 창조와 도전은 연령의 특징이라기 보다는 정신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