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역수지 27개월째 적자행진/3월중 수출입동향

◎반도체가 다소 회복… 수출감소세 진정기미/원유수입 가격상승·과소비로 2.5배 증가수출주력품목인 반도체의 가격이 3월중 점차 회복세로 돌아선데 힘입어 수출감소세가 미미하게 진정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수입이 여전히 높은 증가율을 기록, 무역수지 적자는 올들어 3개월동안 74억달러를 넘어섰다. 무려 27개월째 이어지는 적자행진이다. 3월중 수출은 지난해 3월에 비해 2.9% 줄어든 1백13억4천6백만달러. 1월중 8.7% 감소, 2월중 4.8% 감소를 기록한데 비해 다소 나아진 셈이다. 수출감소세가 주춤해진 원인은 일단 반도체가격의 회복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3월중 개당 40달러 수준이던 16메가D램 가격이 1월중 8달러까지 떨어졌지만 3월말께는 전세계적인 감산의 영향으로 10달러선을 회복했다. 덕분에 반도체수출 감소율은 지난 2월중 44.3%에서 3월중 42.8%로 약간 떨어졌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수출은 꾸준히 증가, 1월중 0.7%, 2월중 4.7%에 이어 3월 들어서는 5.4%를 기록했다. 반도체이외 품목의 수출이 회복세를 보인 것은 1·2월중 파업등의 여파로 부진했던 자동차수출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철강과 석유제품, 컴퓨터등의 수출도 계속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통상산업부는 반도체 가격 회복과 수출감소세의 약화를 근거로 조만간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쨌든 이처럼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수출동향을 따로 집계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역설적으로 반도체 한 품목에 일희일비하는 우리 수출구조의 취약상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3월중 수입은 9.0%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4·4분기만 해도 15%의 증가율을 기록하다가 지난 2월중 0.1% 증가로 급락, 한때 무역적자 축소의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수입증가의 주범은 단연 원유. 원유수입액은 96년 3월중 6억9천만달러였던 데 비해 지난 3월중 16억5천8백만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원유수입단가가 지난해 1·4분기 배럴당 18달러선에서 올 1·4분기 23달러선에 육박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되지만 에너지 과소비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수입 증가율은 21.7%에 달해 수입증가를 주도했다. 설비투자 부진에 따른 자본재 수입감소(3.2% 감소)는 2월(2.2% 감소)에 이어 계속됐다. 특히 기계류 수입은 지난달 20일 현재 일반기계(14.2% 감소), 정밀기계(7.1% 감소) 등을 중심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전기전자분야의 설비투자는 지속돼 유선통신기기(33.2%), 전자부품(24.4%), 중대형컴퓨터(13.2%) 등의 수입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소비재는 곡물류 수입이 10.6%나 줄어들었음에도 의류, 신발, 컬러TV, 화장품등의 수입이 증가세를 지속함에 따라 8.3% 증가했다. 2월중 소비재수입이 2.0% 감소, 과소비억제 분위기가 정착단계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기대도 높았지만 역시 일시적 현상임이 드러났다. 1·4분기중 무역수지 적자는 전년동기(41억6천8백만달러)보다 무려 32억6천2백만달러가 늘어난 74억3천만달러에 달했다. 통산부는 무역수지 적자총액 74억달러보다는 월별 적자규모가 1월의 36억달러에 비해 2월 21억달러, 3월 19억달러로 점차 줄어든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증가율이 9%대로 올라서고 수출은 여전히 감소세를 면치 못하는 현실을 냉정히 살펴보면 연간 무역수지적자 억제목표 「1백40억달러」는 여전히 오르지 못할 나무일 수밖에 없다.<손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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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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