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국민은행과의 합병승인 주주총회를 앞둔 장기신용은행에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장은 노조가 국민은행과의 합병에 공식으로 반대하고 나선데 이어 주주들에게 합병에 반대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내고 있다. 장은 노조는 특히 조흥은행과의 합병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해 국민은행과의 합병을 무산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장은 경영진은 지점장들을 동원, 기관투자가에게 주총 위임장을 받아 합병안건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노조와 경영진이 합병을 놓고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면서 실력대결에 들어간 것이다.
합병발표 이후 줄곧 인력감축, 보수 및 직급체계 등 합병내용에 불만을 품어 온 장은 노조는 지난 22일 직원집회를 열어 국민은행과의 합병에 공식 반대입장을 표명한데 이어 24일부터 개인 및 법인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요청하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기 시작했다. 노조는 이날 3,000주 이상의 주식보유자에게 2,270통의 우편을 발송했다.
이에 앞서 경영진은 지난 21일 각 지점장들에게 지분율 0.1% 이상인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주총 위임장을 받도록 지시했다.
노조는 특히 22일 집회에서 『국민은행과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최우선적인 자구책은 조흥은행과의 합병』이라고 밝혀, 당초 반대하던 조흥은행과의 합병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노조 관계자는 『금감위측도 국민과의 합병을 강요하지는 않는 분위기로 돌아섰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차라리 조흥과의 합병을 반길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어 24일 배포한 유인물에서도 『리딩뱅크를 만드는데 동의하는 은행이라면 어디와도 합병할 수 있다』고 밝히고있다.
그러나 장은 경영진을 비롯한 합병작업 핵심멤버들은 이에 대해 『절대 그런 일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합병작업 관계자는 『주주들이 반대하기 전에는 합병을 깰 수 없다』는 기본 방침을 밝히고, 『주주들이 조흥과의 합병은 동의하겠느냐』며 조흥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을 강력하게 부인했다.【신경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