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재미있는 선물이야기] 백워데이션

주가지수선물시장에서도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은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보통 선물가격은 현물가격보다 높다. 만기까지 선물포지션을 유지하는데 금리등 각종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것을 콘탱고(CONTANGO)라고 한다. 콘탱고는 다른 말로 정상시장(NORMAL MARKET)이라고 한다. 비정상적인 백워데이션 현상이 왜 나타나는가하는 것은 금융공학의 숙제중 하나다. 금융공학 교과서에는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이 백워데이션의 원인이라고 돼 있다. 현대증권의 김지민(金智敏) 박사는 이와관련 독특한 이론을 가지고 있다. 물 한컵이 있다고 하자. 이 물을 대상으로하는 선물상품이 있다면 만기까지 물을 보관하는 비용, 금리등을 감안해서 물의 선물가격이 결정될 것이다. 이제 사막 한 가운데에 갈증으로 죽기직전에 있는 사람들 앞에 물 한컵이 있다고 하자. 이 물의 선물가격은 얼마일까. 당장 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미래의 물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결국 현재의 물 가격(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수천배, 수억배 높은 극단적인 백워데이션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이처럼 백워데이션은 특수 상황에서 현물의 가치가 극대화될 때 나타난다. 투기적 시장에서 가격은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시장이 아주 특수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이론은 무용지물이 된다. 미국의 롱텀캐피탈은 노벨상을 받은 교수들이 참여해 설립한 헤지편드다. 이 펀드는 과거 러시아 채권의 가격변동을 분석, 과학적인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그러나 러시아 모라토리엄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채권가격은 당초 예측했던 수준을 벗어나 대폭락을 기록했고 결국 이 펀드는 98년 부도위기에 몰렸다. 투기적 시장의 불확실성을 100% 과학적으로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 정명수기자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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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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