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플러스] '스마트 무브'로 불확실성에 대응하라

■ 하반기 투자전략<br>고수익보다 위험관리에 초점<br>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시장변화 따라 투자비중 조절<br>금리인상 압박 채권은 줄이고 경기 회복하는 미국시장에 집중


하반기를 맞이하는 투자자들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지난달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의 출구전략 발표 이후 전세계 주식ㆍ채권 등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는 전세계에 풀렸던 돈이 줄어드는 큰 흐름 속에 경기회복 정도를 가늠하는 여러 변수들에 따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전문가들은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는 이런 혼돈의 시대에는 '스마트 무브'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한다.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선도적인 투자로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 한 발 늦더라도 안전한 저위험ㆍ저수익 투자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주요 증권사들을 대표하는 자산관리 전문가들로부터 하반기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불확실성의 시대 '스마트 무브'(Smart Move)로 대응해야=벤 버냉키 의장은 올 연말부터 월 850억 달러 규모의 국채매입 규모를 점차적으로 줄여 내년 중반께 국채매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제가 있다. 미국경기의 완만한 회복세가 확인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경기회복=양적완화 축소'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등식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경기가 회복된다면 살림살이가 좋아지는 징표이기 때문에 장기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분명 주식시장에 호재다. 반면 양적완화 축소는 시중유동성이 줄어든다는 면에서 단기적 악재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기에는 큰 흐름과 작은 변화를 동시에 모니터링하면서 똑똑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추세적 흐름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장변화에 따라 비중을 빠르게 조정하는 '스마트 무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PB리서치팀 연구원은 "앞으로는 모든 자산을 트레이딩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변동성을 감안해 시장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안정성에 바탕을 두고 시장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전략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선임연구원은 "시장변화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전체 투자자산 중 20% 가량을 현금으로 보유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변수들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의 반응을 먼저 확인한 후 언제든지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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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비중 줄이고 주식은 분할매수하라=전문가들은 채권비중은 줄이고 주식비중은 늘리길 권한다. 금리인상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식시장에서의 양적완화 충격은 곧 진정되고, 연말로 갈수록 미국 등 글로벌 경기회복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다만 현금비중을 다소 높여 수시로 바뀌는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효과적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현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수석연구원은 "채권금리 상승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채권, 특히 해외채권의 비중은 축소해야 한다"면서 "현재 주식시장의 급락은 미국ㆍ일본의 소비시장 회복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아주 좋은 저가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김일식 한국투자증권 수원PB센터 차장은 "하반기 포트폴리오로 주식 60%, 채권 30%, 현금 10%씩 운영하도록 권한다"며 "채권은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자금의 시프트 가능성이 높아 비중을 줄이고, 펀드에서도 채권형 펀드의 비중을 조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골드넛센터 PB는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 증시로 유입돼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것이 국내 증시의 회복시점"이라며 "국내 증시가 저평가되어있고, 외국인이 투자하기 좋은 환율밴드가 형성됐기 때문에 회복하기 시작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탈 수 있다"고 전했다.

◇경기회복 호재 미국에 투자하라=전문가들은 양적완화 축소는 신흥국 자금유출과 선진국 자금집중으로 이어지는 만큼 아예 미국시장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우리나라는 경기가 살아나려면 중국과 유럽의 경기가 회복돼야 하지만 하반기 이들 국가의 경기전망은 어두운 편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이머징 시장은 글로벌 유동성 위축 시 우선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 우선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달러강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주식의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며 "미국의 주식을 비롯해 달러화 자산을 편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 PB는 "달러 강세 덕분에 환차익이 나는 미국 주식이 글로벌 자금의 투자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대표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달러에 대해 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상품, 미국 하이일드 채권 등을 추천했다.

◇투자대기 자금도 열심히 굴려라=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갈 곳을 찾지 못하는 현금성 자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MMFㆍCMA를 추천한다. MMF는 만기가 90일 이내로 짧으면서 등급이 AA-인 채권 또는 CD, 예금 등으로 운용된다. CMA는 하루만 투자해도 연 2.5% 수준의 약정금리를 지급하며, 시장금리가 올라가는 경우 금리를 더 쳐준다. 만약 1년 이상 묶어둔다면 원금보장형 ELS 상품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원금이 보장되기 때문에 변동성이 심해도 손해를 입지 않고, 상품을 잘 고르면 주가상승에 따른 수익도 낼 수 있다. 펀드상품 중에서는 시장 방향성에 베팅하기 보다 위험관리형 상품인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를 좋은 대안으로 꼽는다.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는 적극적인 단기전략을 통해 주식 노출도를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져도 손실 폭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액티브 펀드와 달리 매니저의 수익창출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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