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양적완화 유지를 고수하는 가운데 연준 자문단이 양적완화의 부작용을 강도 높게 경고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미국경기가 기대 외의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단 연준은 출구전략 실시를 미뤘지만 양적완화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벤 버냉키(사진) 연준 의장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가 지난 2011년 5월부터 올 2월까지 연방자문회의(Fac)가 연준에 제안한 내용을 입수, 보도한 데 따르면 Fac은 금융기관의 신용위험과 함께 농지 가격에 거품이 끼고 학자금 대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Fac는 1913년 연준 출범과 함께 탄생한 역사 깊은 조직으로 분기별로 연준에 자문을 하며 경제정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는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 등 12명의 시중은행 임원으로 구성돼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월 Fac은 연준에 "금융기관들이 초저금리로 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자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면서 신용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 전반에 걸쳐 리스크가 큰 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금융산업의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Fac은 또한 양적완화와 초저금리로 시중에 막대한 자금이 풀리면서 농지 가격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 켄자스시티의 지난해 농지 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30% 상승했으며 시카고도 16%나 올랐다. Fac은 투자자들이 물가상승과 확정금리부증권 상품 투자에 따른 손실을 피하기 위해 농지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Fac은 지난해 2월 회의에서 연준에 저금리 기조로 학자금 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Fac은 "빠르게 늘고 있는 학자금 대출금 규모는 현재 1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으며 이는 신용카드 빚 총액을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비록 Fac이 지난해 2월 지적한 문제지만 이미 지난해 3월 학자금 대출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섰고 현재도 이어지고 있어 심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가 "초저금리 상황이 언제든지 빠르게 바뀌어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양적완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경제 회복세는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어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최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양적완화 속도를 높일 수도, 낮출 수도 있다"고 말한 버냉키 의장이 10일 시카고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이날 미국경제에 대한 연준의 시각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