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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에서 특허 본안소송에 돌입한 가운데 법원이 전직 애플 디자이너의 증언을 중요 자료로 채택해달라는 삼성전자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31일(현지시각)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의 본안소송 이튿날 심리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이너였던 니시보리 신의 녹취를 증거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 양측에 관련 내용을 협상해보라고 명령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삼성전자의 요청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루시 고 북부지법 판사는 "양측의 주장이 팽팽한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주장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삼성전자는 해당 디자이너의 증언을 특허 기능을 입증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지난 2007년 이전에 아이폰과 비슷한 디자인을 시제품으로 개발했다는 증거 사진까지 제출하며 애플을 압박했다.
애플은 "아이폰은 애플이 사활을 걸고 만든 제품이자 아이폰이 나오기 전까지 애플은 휴대폰 업계에서 무명 업체에 불과했다"며 배심원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날 재판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변호인단 대결도 화제를 모았다. 삼성전자의 변호를 맡은 찰리 버호벤은 지적재산권 분야 전문가로 과거 구글, 퀄컴, 야후 등의 변호를 담당하며 미국 특허소송 승소율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애플 측 변호인인 헤럴드 매켈리니는 지난 2006년 삼성SDI와 파이오니어의 특허소송에서 파이오니어 측 변호를 맡아 승소를 이끌어낸 전력이 있어 삼성전자와의 악연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