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형오의 게임이야기] 영화와 게임

최근 들어 영화와 게임이 무척이나 밀접하게 다가서고 있음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영화산업과 컴퓨터 게임산업의 종주국인 미국은 1980년대부터 `스타워즈` `ET`와 같은 SF 영화를 게임으로 이끌어냈다. 시네마트로닉스, 루카스아츠, 디즈니인터랙티브 등은 영화를 게임으로 변신시킨 주역들이다. 초창기에는 시나리오나 히트작의 유명세를 마케팅 차원에서 활용, 영화가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역전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툼레이더` `파이널 판타지` 등은 게임이 영화로 둔갑한 대표적인 사례다. 제작기법이나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양 산업은 접촉의 면적을 넓혀가고 있다. 영화 관객으로 하여금 분기점을 선택하게 하여 다양한 결과가 나오도록 하는 `인터랙티브` 무비 컨셉은 인터넷 영화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반대로 게임은 CD나 DVD와 같은 대용량 매체를 사용해 동영상과 주제가를 삽입하는 등 영화적인 요소를 대거 가미하고 있다. 게임의 소재도 연애나 사랑에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계는 있다. 영화는 본질적으로 `보는 것`인 반면 게임은 `하는 것`이다. 영화는 관객과 물리적인 거리를 두고 있다. 모든 것을 시나리오와 각본이 결정하지만 영화에 빠져든 관객은 마치 현실속의 일인 양 흥분을 하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게임은 게이머를 시종일관 참여시킨다. 언뜻보면 영화보다 게임이 감정을 이입시키기에 유리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게이머들의 모든 행동은 반드시 보상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연애시뮬레이션 게임을 예로 들면 이 장르는 연애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대상(파트너)을 주어진 조건 내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해 대가를 획득하는 것이 목적이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경쟁을 하는 것이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영화와 게임이 더욱 가까워지겠지만 양자간에 패러다임의 한계가 없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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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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