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일본 소비세 인상' 악재 아니었네

"대형주 수출경쟁력 영향 제한적" 전망

외국인 5일연속 순매수로 1990선 훌쩍


일본의 소비세 인상 여파에도 국내 증시는 강세를 유지하며 1,990선을 돌파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사태와 중국 금융불안 등이 잦아든 사이 1일의 일본의 소비세 인상이 국내 증시의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했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 기조는 이어지겠지만 국내 대형주들의 수출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2%(6.37포인트) 오른 1,991.98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은 순매수로 방향을 틀며 이날도 2,05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간 1조7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미국과 중국·유럽연합(EU)에 이어 네번째로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인 일본은 소비세를 5%에서 8%로 올렸다. 전문가들은 소비세 인상으로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소비가 줄어들어 국내 수출기업들의 일본 관련 매출액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는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민병규 동양증권 연구원은 "일본 수출품목을 살펴보면 원자재(26.9%)와 중공업(56.8%)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경공업 제품과 음식료·의류 등의 매출은 17.5%에 불과해 한국의 수출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며 "지난 1997년 4월 일본이 소비세를 인상했을 때 일본으로의 수출 감소세가 오히려 약화(1~4월 -10%, 5~12월 -4%)되는 등 소비세 인상과 수출과의 뚜렷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일본이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추가 양적완화로 엔화 약세를 더 부추길 가능성도 낮게 평가했다. 급격한 엔화 약세로 국내 수출 대기업이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일본은 엔화가치 하락으로 에너지 수입비용이 상승해 지난해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월에도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은행(BOJ)이 섣불리 추가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은 성장률 둔화에 더해 소비세 인상으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보일 수 있다"며 "통화정책을 이용하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돈을 풀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추경 편성을 통해 재정정책으로 경기부양을 노릴 수 있지만 이는 환율변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국내 대기업들은 2012년부터 엔화 약세를 경험해왔기 때문에 엔·달러 환율이 갑작스럽게 110엔까지 오르는 등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지 않는 한 수출에 큰 영향은 없다"고 전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엔터테인먼트·게임·주류·해산물 관련 업체들도 소비세 인상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45.57%)와 사조씨푸드(014710)(36.14%), 라이브플렉스(050120)(35.34%), 흥아해운(003280)(26.16%), 네이버(18.31%), 하이트진로(14.98%) 등이 일본 매출 비중이 높다.

진홍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순하게 계산하면 소비세가 3% 인상되면 10만원 하던 콘서트 표가 10만3,000원으로 오르는 것"이라며 "10만원짜리 표를 사는 사람들은 3,000원을 아끼자고 공연을 안 보지 않기 때문에 관련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임 투자전략팀장은 "일본은 우리나라 수출 대기업들과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소비세 인상과 엔화 약세가 함께 거론되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가격 외에도 많고 미국과 중국이 경기회복세를 보이며 글로벌 수요는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일본 소비세 인상이 국내 증시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