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중소기업 부문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은행권에 대한 저리의 지원금융을 2조원이나 확대했으나 이 가운데 70%가 넘는 돈이한은 금고에서 낮잠을 자는 등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부진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이 시중은행에 배정한 10월분 총액한도대출은 6조1천5백49억원으로 전달 배정액 6조2천4백81억원보다 오히려 9백32억원이 감소했다.
한은은 기존의 총액한도대출 배정액 5조6천억원은 전액 배정됐으나 무역금융과상업어음 할인실적의 순증분에 대한 배정액은 무역금융 취급실적에 따른 것이 5천1백18억원으로 전달보다 58억원이 증가했으나 상업어음 할인실적에 대한 것은 9백90억원이 줄어든 4백31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추가확대된 총액한도대출 2조원중 실제로 은행들이 소진한 금액은 27.7%에 불과한 5천5백49억원에 그쳐 나머지 1조4천4백51억원, 72.3%는 한은 금고에서낮잠을 자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같이 총액한도대출 소진실적이 부진한 것은 조건부승인 은행들이 고용조정을 앞두고 일선창구에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경기침체 지속으로 상업어음의 발행량과 유통량이 대폭 감소한데다 부동산 가치 하락에 따른 중소기업의 담보능력 저하가 중소기업 어음할인의 제약요인으로 작용, 은행권의 중소기업 신규대출이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달 28일 은행들이 부실채권 20조원 정도를 성업공사에 대량매각하는 과정에서 총액한도대출 대상 대출도 일부 포함됐기 때문에 총액한도대출배정대상 자체가 줄어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신용경색이 중소기업 부분에 집중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 지원수단인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지난 9월부터 5조6천억원에서 7조6천억원으로 2조원 확대하고 금리도 연 5%에서 3%로 2%포인트 인하했었다.
한은의 총액한도대출은 연 3%의 저리로 금융기관에 중소기업 지원실적에 따라지원되는 정책자금으로 각 금융기관의 취급실적 잔액과 월별 취급실적 증가분에 따라 매달 배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