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급초과 심화” 판매대전 예고/내년 자동차경기 어떻게 될까

◎잇단 설비확충에 유가인상 등도 악재로「한자릿수 성장」 「공급초과 현상의 심화」. 자동차업계, 경제연구소 등이 내년도 자동차산업을 전망할 때 공통적으로 내놓는 말이다. 높은 신장세에 앉아서 파는 시대가 끝났다는 뜻이다. 자동차보급이 한계에 이르고 수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 업계는 이같은 저성장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이에 맞는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시장전망=「시장규모 1백30만대에 판매목표는 1백56만대.」 내년도 국내 승용차 시장전망과 업체들의 판매목표는 「26만대 공급초과」다. 경쟁이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는 뜻이다. 각계의 전망치를 종합해 볼때 내년도 시장전망은 ▲내수 1백75만대 ▲수출(KD제외) 1백25만대 ▲생산 3백1만대 등이다. 올해 실적추정치와 비교해 보면 증가율은 내수 5.4%, 수출 1.1%, 생산 7.1% 등이다. 96년의 추정증가율(내수 6.3%, 수출 15.0%, 6.7%)에 비해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체별 판매목표는 내수의 경우 승용차 1백56만대를 비롯해 모두 2백4만대에 달한다. 내수전망치인 1백75만대와 비교하면 무려 48만대나 많은 것이다. 한정된 시장에 의욕적인 목표는 필연적으로 판매전쟁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생산규모의 확충=자동차업계의 치열한 판매전은 국내시장의 정체와 함께 공급확대도 주요인. 올해말 현대가 아산공장, 대우가 군산공장을 준공하는 등 설비확충이 잇따르면서 내년에도 두 회사에서만 40만대가 넘는 설비확대가 이루어진다. 기아도 아산공장을 풀가동, 연산 1백만대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며, 쌍용도 승용차시장에 참여하게 된다. 이를 종합할 때 생산규모는 지난 95년 3백35만대에서 올해 3백69만5천대로 늘어났고, 내년에는 4백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승용차는 3백48만대, 상용차 94만대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환경=내수를 중심으로 본 시장환경은 증가율의 위축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듯 부정적 요인이 더 많다. 자동차 보급증가에 따라 신규보다 대체수요가 훨씬 많은데 불경기에 따라 차량출시시기가 늦어지는 것과 휘발유가격의 대폭적인 인상 등 유지비용의 급증, 차량소유자를 불편하게 하는 교통정책, 주차시설 부족 및 교통난의 심화, 수입차업계의 파상적인 공세 등도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업계를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휘발유가격의 인상. 정부는 현재 3백45원의 정액으로 돼 있는 교통세에 20%의 탄력세율을 새로 적용, 내년초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교육세, 부가세등을 종합하면 현재 ℓ당 7백30원의 휘발유가격은 8백17원으로 늘어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가자유화에 따라 정유업체들은 원가산정방식의 합리화를 주장하고 있고, 대리점(ℓ당 이윤 24원), 주유소(38원)도 마진을 늘려달라는 입장이다. 이를 종합할 때 ℓ당 8백20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고유가시대를 맞으면서 자동차수요를 크게 억제시킬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물론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신차의 경쟁적인 출하와 신차수요를 부각시키기 위한 광고 및 각종 이벤트로 잠재수요를 자극, 판매로 연결시키는 한편 노사관계의 안정, 판매망확충과 서비스강화, 무이자할부 등 판촉전도 판매를 늘리는데 긍정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반기들어 경기도 회복세에 접어들고, 각종 개발사업확대에 따른 상용차 수요의 증가도 꼽을 수 있다.<박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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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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