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사 아시아 본부는 올해와 내년 중 해외여행을 해서는 안되는 날을 지정, 전자 메일을 통해 간부들에게 통보했다. 컴퓨터가 이런 날에는 연도나 날짜인식상의 오류를 범하는 바람에 비행기가 오작동될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다.전문가들에 따르면 컴퓨터 인식오류 문제는 99년 12월31일에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이날 외에도 10번 정도 더 일어날 소지가 있는 만큼 비행기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게 로레알사의 충고다.
먼저 올해의 99일째가 되는 4월9일이 컴퓨터가 인식오류를 일으킬 가능성이 큰 첫번째 날이다. 이날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종료를 가리키는 「9999」로 표기되면서 컴퓨터가 작동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8월21~22일 이틀. 이날은 비행기 항로·비행상태 등을 조절하는 비행기 컴퓨터 내의 글로벌 포지셔닝 시스템이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바뀌는 날인 만큼 컴퓨터가 돌출행동을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 4월9일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9」자가 많은 99년 9월9일, 99년 10월9일도 비행기 여행을 삼가야 한다.
99년 12월31일과 2000년 1월1일은 흔히 말하는 Y2K문제가 발생하는 날이다. 일부 컴퓨터가 연도인식 과정에서 뒤의 두 자리를 1900년을 의미하는 「00」으로 인식하는 바람에 엉뚱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내년 1월1일이 지나도 컴퓨터 오작동에 대하 우려가 말끔히 가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0년이 예년보다 하루가 더 많은 윤년인 만큼 2월28일에서 3월1일 사이에 2월29일이 있지만 일부 컴퓨터 프로그램에는 이 사실이 입력돼 있지 않아 항공권 예약차질 문제 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문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