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리에 우는 서민] 금감원도 모르는 증권사 대출금리

"증권사들이 알아서 할 문제"<br>대출조달 원가 조사에 미온적<br>"금리수준 적절한지 짚어봐야"


"증권사 대출 가산금리요? 조사해본 적이 없습니다."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모든 정보를 꿰뚫고 있다. 금융회사 말단 여직원이 받는 급여까지도 훤히 알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다. 유독 증권사 대출금리만큼은 지식이 없다. 물론 금리의 경우 원가분석이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금감원이 증권사 대출에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금감원의 반응만 봐도 그렇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사람들 가운데는 한번 크게 돈을 벌어보려는 이들이 많다"며 "이 때문에 금리에 대한 민감성이 크지 않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증권사의 대출조달 원가가 어떻게 되는지는 조사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의 대출금리 산정과정에 대해 일단 원론적 수준에서 답을 했다. 콜금리나 RPㆍ채권금리 수준에 리스크ㆍ영업전략 등이 더해진 것이라는 교과서적인 답변이다. 그러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증권사들이 자율적으로 하고 있어 잘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평균 약 6조3,000억원대다. 대출금리를 8%로만 잡아도 고객들이 내는 연간 이자가 5,000억원을 웃돈다. 은행권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적은 금액도 아니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만 차이 나도 600억원이 넘는 고객들의 부담이 추가로 생긴다. 증권사들의 대출금리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제대로 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감원도 증권사 주식담보대출 등의 경우 일반 신용대출보다 위험이 낮다는 점은 인정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대출보다 위험도가 낮은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연 10%대 초반에 이르는 증권사 대출금리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타 금융권역과 비교해 금리수준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지 들여다보고는 있다"면서도 "그렇게 크게 마진(이윤)을 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들은 "증권사 가산금리 등 정확한 원가계산도 해보지 않고 어떻게 금리수준이 적절한지 판단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권혁세 금감원장이 금융회사 금리체계 실태조사를 해보겠다고 말한 이상 증권사 대출금리 부분도 합리적인지 여부를 한번쯤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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