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7월 4일] 위기에 빠진 영국 기업들

신용경색이 주식회사 영국을 옭아매고 있다. 최근 발생한 두 건의 사례는 신용경색의 파장이 금융업계를 넘어 얼마나 더 넓게 확산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영국 최대 건설업체인 테일러윔피는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데 실패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후 주가가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 의류업체인 막스앤스펜서도 실적악화로 주가가 20% 이상 폭락했다. 영국 기업들은 지금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이 같은 재앙은 두 기업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전반적인 경제위기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지난 여름부터 시작된 신용경색은 알려진 것처럼 자산가치가 하락한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심리 악화로 관련 기업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테일러윔피가 잠재적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50억파운드의 자금을 조달하지 못했다는 것은 주식회사 영국에 우려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실패한 것은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투자자들이 자금이 필요한 모든 기업을 도울 의무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투자자들은 투자할 곳이 널려 있는 탓에 아무데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기업과 투자자들의 입장 차이는 크다. 영국 기업들은 지난 25년간 좋은 시절을 보냈다. 기업 실적은 크게 늘어났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 1ㆍ4분기에 15%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수익성은 장기적으로는 떨어질 수도 있지만 여전히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원자재 상품가격의 상승과 파운드화 가치의 하락으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석유 및 광산 기업은 앞으로도 한동안 고수익을 자랑할 것이다. 중국ㆍ러시아ㆍ중동으로 상품을 수출하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반면 자산시장이나 금융부문과 관련된 기업, 특히 은행이나 유통업체ㆍ건설업체 등은 울상을 짓고 있다.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시장의 변화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금 철수 등 먼저 어려울 때를 대비해 현금자산 보유를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또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을 해야 한다. 회사가 어려울 때는 주주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불합리한 인사나 무리한 임직원의 연봉 등으로 물의를 빚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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