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위스 고정환율제 도입하나

프랑화 가치 연일 치솟자 수출 기업 채산성 악화<br>'유로 페그제' 추진… "헌법에 어긋나" 법조계는 반발

스위스가 자국 통화인 프랑화 가치 급등을 막기 위해 '유로 페그제(유로 고정환율제)'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토마스 요르단 스위스중앙은행(SNB) 부총재는 11일(현지시간) 스위스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기적 통화안정을 위해 일시적인 수단을 동원해 환율에 개입할 수 있다"며 유로화에 대해 프랑화 가치를 고정시키는 유로 페그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프랑화 강세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스위스에서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된 지난 1973년 이후 처음으로 고정환율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장 초 유로당 1.0257프랑으로 출발한 프랑화는 오전에 1.0515프랑까지 올라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졌다. 스위스가 고정환율제라는 초강수 카드까지 꺼내든 것은 연일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프랑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금리인하 및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대책을 잇따라 시행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최근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영향으로 프랑화에 돈이 몰리며 가치가 치솟는 바람에 채산성이 악화되는 등 타격을 받고 있다. 통화가치가 상승하면, 특히 수출기업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스위스 식품업체인 네슬레의 경우 프랑화 강세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줄어든 65억달러에 머물렀다. 문제는 이 같은 고정환율제 도입이 스위스 법조계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필리프 힐데브란트 SNB 총재는 이달 초 "고정환율제 도입은 독립적인 환율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스위스 헌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위스는 또한 고정환율제와 더불어 '역(逆)이자(negative interrest)'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이날 보도했다. 역이자는 외국인이 스위스은행에 예금을 예치할 경우 이자 대신 일종의 벌금을 물리는 것으로 외국 투기자금의 스위스 외환시장 유입을 최대한 막겠다는 의미다. 스위스의 한 외환 전문가는 "스위스 프랑에 돈이 몰리는 것은 글로벌 거시경제가 불안하기 때문"이라며 "금리조정만으로는 이 같은 흐름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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